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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디아 플러스] vol.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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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남북] 중국도 인구절벽 충격 피해갈 수 없다

    • 날짜2017.06.22
    • 글쓴이정철호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에 인구절벽의 충격이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UN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우리나라보다도 2년 앞선 2015년부터 이미 감소세로 전환되었고, 2022년에 인도에게 세계최대 인구대국의 지위를 내어줄 전망이다. 심지어 2029년부터는 총인구 자체가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정부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전환된 2015년에 부랴부랴 ‘전면적 2자녀 정책’시행을 발표하였고, 2016년에 출생자 수가 전년비 7.9% 증가한 1786만명을 기록하자 정부당국에서는 2000년 이래 16년 만에 연간 최대치라고 기뻐하며 정책의 성공을 낙관하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구문제는 간단하게, 그것도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하기 어렵다. 우선 2016년부터 출생자수가 늘어난다고 해도, 그들이 생산가능인구로 편입되기까지는 1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그 동안의 저출산 여파로 가임연령 여성 인구(15~49세)가 2015~2020년 기간 중 2800만명 감소할 전망이라 자연스럽게 출생자수 감소요인이 존재한다. 게다가 상당수 가정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둘째를 원치 않는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결국 인구 감소 및 고령화에 대한 대응은 장기 프로젝트이며 향후 5~10년은 기반구축 단계로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렇다면 중국경제는 인구절벽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중국은 GDP 규모는 세계 2위이지만, 1인당 GDP는 8481 달러(IMF 2017년 전망치)로 세계 74위에 불과하다. 소득이 낮은 상태에서 노후대비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면 가계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한 농민공으로 대표되는 저임금 노동력이 줄어들면서 기업들로서는 구인난과 임금 급등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는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나타날 것이다.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는 특히 건설과 자동차, 철강 등의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의 연령별 주택구매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25~44세가 구매자의 75%를 차지하며, 자동차의 주력구매층 역시 25~44세로서 전체의 85.5%를 차지한다.

    그러나 25~44세 인구는 향후 계속 정체되는 반면, 55세 이상의 고령층 인구는 급속히 증가할 전망이다. 2024년부터는 55세 이상 인구가 25~44세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주택과 자동차의 주력구매층 인구가 정체되면서 이들 산업의 수요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건설과 자동차는 철강의 핵심 수요산업이므로 철강산업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의 수요산업별 철강소비 비중은 건설업이 무려 57.3%, 자동차가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중장기적으로 인구절벽의 충격을 피해갈 수 없다면, 우리 기업들로서는 어떤 전략을 갖고 중국시장에 접근해야 할 까?

    첫째, 보다 신중하고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할 때 중국의 중장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은 노동투입, 자본투입, 총요소생산성의 3요소로 구성되는데, 중국은 현재 과잉투자와 과잉부채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 자본투입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투입이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잠재성장률은 하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둘째로는 중국 사업장에서의 노사관리 강화가 중요하다. 중국에서는 이미 임금의 급등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뿐 아니라 노사분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드를 둘러싼 한·중간 갈등으로 한국기업을 바라보는 중국정부의 시선도 곱지 않다. 노사문제로 흠이 잡히지 않도록 공회관리 등에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로 역발상의 관점에서 중국에서 열리는 실버마켓의 기회에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에 따라 실버타운, 의료 및 바이오사업, 노인용 소비재 상품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사업기회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결코 안되며, 중국의 변화를 앞서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기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정철호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보

    아주경제 (2017.6.22)
    http://www.ajunews.com/view/20170622134059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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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드 플러스] 한 소년의 간절함에서 탄생한 소박한 발명품

    • 날짜2017.05.08
    • 글쓴이박용삼

    리차드 투레레는 아프리카에 사는 마사이족 소년이다. 마사이족이라고 해서 날카로운 창을 들고 얼굴에 붉은 칠을 한 모습을 떠올리면 큰 오산이다. 세상이 변했다. 투레레 가족들은 케냐 나이로비 국립공원의 남쪽 사바나 지역에서 소를 키우며 산다. 마사이 부족 사회에는 가축은 하늘이 내린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마사이족은 가축을 가족처럼 여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마사이족 빈민층에게 가축, 특히 소는 재산 1호이기도 하다. 투레레 마을에서는 주로 6살부터 9살까지의 아이들이 소를 돌본다.

    문제가 하나 있다. 나이로비 국립공원은 따로 담장이 있는 게 아니라서 사자 같은 포식동물의 습격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특히 근래 들어 사자들의 공격이 잦아졌고, 한밤중에 소가 줄줄이 죽어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투레레는 사자가 미웠다. 하지만 미워하는 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어떻게든 소들을 지킬 방법을 찾아야 했다. 가난한 마사이 소년은 과연 어떻게 사자들을 몰아낼 방법을 찾았을까.


    소도 살리고, 사자도 살리고

    투레레가 처음 생각해 낸 아이디어는 불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사자가 불을 무서워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불은 오히려 사자들이 외양간을 더 잘 볼 수 있게 할 뿐이었다. 투레레가 생각해 낸 두 번째 아이디어는 허수아비였다. 하지만 사자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첫날에는 허수아비를 보고 그냥 돌아갔지만, 다음날 와서는 허수아비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눈치채고 거침없이 소들을 물어 갔다.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어느 날 밤 투레레가 횃불을 들고 외양간 근처를 돌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사자들이 덤비지 않았다. 사자들은 움직이는 불빛을 무서워 했던 것이다. 유레카! 그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투레레는 주변의 고물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우선 오래된 자동차 배터리와 오토바이 방향 깜박이, 켰다 껐다를 반복할 수 있는 스위치를 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깨진 손전등에서는 아직 쓸만한 전구들을 구할 수 있었다. 이 재료들을 가지고 일명 ‘사자불(lion lights)’이 만들어졌다. 우선 태양광 패널에 전선을 연결해서 배터리를 충전한다. 배터리에서 나온 전력으로 전구에 불을 밝히고, 스위치를 이용해 전구들이 순서대로 점멸하게 했다.이 전구들을 사자들이 접근하는 방향을 향해 늘어 놓으면 된다. 밤에 사자들이 와서 보면 불빛이 일렬로 번쩍여서 마치 사람이 횃불을 들고 외양간 주위를 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자불을 설치한 다음부터 한 번도 사자의 습격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사자불의 효력을 눈으로 확인한 이웃들의 부탁으로 투레레는 마을의 일곱 가구에 사자불을 설치해 줬다. 이게 끝이 아니다. 투레레의 발명품은 케냐 전역에 퍼져서 사자뿐 아니라 하이에나, 표범 등 다른 포식동물들의 접근을 막는데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코끼리 떼가 농장으로 접근해서 농작물을 밟지 못하게 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상투적이고 편협된 생각의 굴레에 갇히지 않았기 때문에 실생활에 두루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참신한 발상이 나온 것이다.

    사자불을 발명한 덕분에 투레레는 장학금을 받고 케냐의 최고 학교 중 하나인 브룩하우스 국제 학교에 다니고 있다. 투레레는 친구들을 고향 마을에 데려가서 사자불의 원리를 직접 보여주고, 인근의 다른 마을에 함께 설치해 준다고 한다. 학교 차원에서도 가축 보호를 위한 모금 활동을 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대한 인식을 키우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 돕고 있다.

    사바나 초원에서 소떼를 몰던 한 소년의 간절함, 그리고 거기서 태어난 소박한 발명품이 테드 강연장을 감동과 기쁨으로 물들였다. 기술 그 자체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생활밀착형 고민 해결의 산물이었기에 더더욱 값져 보인다. 진정한 혁신은 삶의 절실함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다. 투레레의 사자불이 더욱 기특한 것은 소도 살리고, 사자도 살린다는데 있다. 소와 사자,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데에서 소년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투레레는 테드 강연에 초청을 받은 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 봤다고 한다. 소떼를 몰다가 머리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볼 때마다 언젠가는 자신도 비행기를 꼭 한번 타 봤으면 했는데 사자불 덕분에 평생 소원을 이룬 것이다. 투레레의 새로운 꿈은 비행기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사바나 평원에서 고물들을 가지고 그가 만들 비행기가 벌써 궁금해진다.


    4차 산업혁명은 창의력 싸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살 길은 창의력뿐이다. 빠른 추격자 전략은 시효를 다했다. 이제 스티브 잡스나 제프 베조스처럼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만 한다. 그렇다면 결국 머리 싸움이다. 헌데 어쩐다. 머리 좋기로 유명한 한국의 초중고 학생들은 그 좋은 머리를 닥치는 데로 외우고 정답 맞추는 요령을 익히는데 쓰고 있다. 대학에 가서도 시사상식을 외우고 취업시험을 준비하는데 진이 빠져 창의력을 발휘할 이유도, 계기도 찾지 못한다. 막상 직장에 취업해도 ‘모나면 정 맞는’ 분위기와 관료적이고 경직된 시스템에 몸과 머리를 끼워 맞추고 있다.

    이래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 교육 제도를 비롯한 한국 사회의 전체 시스템은 과거 산업화 시대의 요구에 기가 막히도록 잘 맞춰져 있다. 어딘가 정답이 존재하고, 그 정답을 찾을 때까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낭비를 최소화하는 체제다. 그 덕분에 짧은 시간에 이만큼 쫓아온 건 분명하다. 기적이라는 말이 결코 과하지 않다. 허나 지금까지의 체제가 족쇄가 되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 나비처럼 껍질을 벗어야 한다. 그래야 날 수 있다.

    그나저나 멧돼지들이 이제는 겁도 없이 서울 한복판에 출현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광화문 정부청사를 유유히 지나 세종대왕 동상 앞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엽사를 동원해서 사살하는 것으로는 증가하는 개체 수를 당해내지 못한다. 아프리카의 사자불처럼 사람도 살고, 멧돼지도 사는 기발한 방법은 어디 없을까.


    이코노미스트(2017.05.08)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6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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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 프리즘] 북중관계와 한중관계, 그리고 남북관계

    • 날짜2017.04.28
    • 글쓴이김창도

    지금처럼 중국이 한국과 북한 모두와 관계가 나쁜 적은 없었다. 1992년 한중 수교 이전 중국은 북한과 혈맹관계 가졌다. 수교 이후 한중관계는 지속적으로 개선되었지만 북중관계는 나빠졌다 좋아졌다 반복했다. 
     
    2006년 10월 북한이 제1차 핵실험을 하자 중국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동참했고 북중관계는 악화됐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도 줄었고 2009년 북한의 제2차 핵실험을 막지 못했다. 이에 중국은 경제협력을 강화해 북한을 관리하려 했다. 2009년 10월 원자바오 총리가 북한을 방문했고 2010년 5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이 나선과 황금평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2012년 11월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등극한 후 3개월도 되지 않아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북중관계는 크게 악화됐다. 양국 고위층 간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장성택까지 2013년 12월에 처형되자 북중관계는 더욱 멀어졌다. 북한은 중국의 반대에도 2016년 1월과 9월에 4, 5차 핵실험을 했다. 이렇게 되자 중국 내에서도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핵심이익을 해치는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지난 6~7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리스크에 대해 논의한 후 중국의 대북 경제제재는 더욱 강화됐다. 중국은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공습까지 묵인할 수 있다는 의도까지 보인다. 이처럼 북중관계는 지금 최악의 상황까지 왔다. 

    한중관계를 보자.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은 무역, 투자, 인적교류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수교 당시 10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한중 교역액은 2016년 2000억달러를 넘는다. 하지만 지금 한국과 중국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크게 갈등하고 있다. 

    롯데, 현대차 등 한국기업의 중국 내 사업이 어려움에 처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지난 3월 입국한 중국인은 2월보다 38% 줄었다.  

    지금과 같이 한국과 중국이 갈등해서는 북한의 핵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없다. 사드갈등은 빨리 해결돼야 한다. 사드갈등이 이처럼 고조된 것은 한국의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한국, 미국 및 중국 최고 지도자간 소통이 부족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오는 5월9일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한국도 한미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을 빠르게 추진해 사드갈등 해결에 나서야 한다. 

    차기 정부는 남북관계도 새롭게 설정할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악화는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 최선의 해법은 대화로 푸는 것이다. 정부간 대화채널을 열고 민간 교류를 강화해 북한을 설득해 핵실험을 중단하고 동결해 최종 포기하게끔 꾸준히 설득하는 것이다. 차선의 방법은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분리해 우선 민간 교류를 추진한 후 정부간 공식 대화 채널을 열어가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는 한미일 연합으로 북한의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거나 정권 교체를 시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한반도 전면전까지 갈 수 있다. 중국이 이를 묵인한다고 해도 러시아가 막판에 반대할 수 있고 일본이 언제 동맹을 깰지 알 수도 없다.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다. 전쟁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차기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북핵 문제를 풀어야 한다. 양자 및 다자간 공조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핵개발을 포기하게 해야 한다. 사드배치의 목적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방어하는 것이라면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를 동참시키는 방법도 찾을 수 있다. 날로 늘어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결국은 베이징과 모스크바에도 큰 리스크가 아닌가 . 


    출처: 아시아경제 (2017.04.28)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42809001199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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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
    • 산업일반

    로봇이 오피스 풍경을 바꿨어요!

    • 날짜2017.04.26
    • 글쓴이정제호

    4차 산업혁명 바람이 일반 사무실에도 불고 있다. 제조 분야의 무인자율생산 시스템과 같이 소프트웨어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자동화가 진행 중인 것. 사람이 하던 업무를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로 전환하는 것인데, 이를 가리켜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s Process Automation·RPA)라고 부른다.  

    그동안 업무 자동화는 전사적 자원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ERP)를 중심으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이미 ERP를 통한 업무 효율성 개선은 한계에 직면했고, 여전히 많은 인력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단순 업무에 시간을 뺏기고 있다. 

    사무실에서 이뤄지는 일들을 보면 시스템이나 웹에 접속해 데이터를 읽고 취합, 복사, 계산하는 단순 업무가 70%에 달한다. 아무리 복잡한 업무라도 이러한 단순 업무가 정해진 기준에 따라 결합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해외 유수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이러한 업무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으로 자동화하고 있다. 

    해외 컨설팅업체 PwC는 일반 사무실 업무의 45%가 자동화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2조 달러(2278조2000억 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 해외 모 기업에서 조사한 비영업부서의 비용을 비교해보면 절감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통상 5만 달러(5695만 원) 비용이 들어가는 경영지원 분야의 업무를 인도나 필리핀 등으로 아웃소싱할 경우 그 비용이 70~80% 수준인 1만 달러까지 줄어들고, RPA를 이용하면 5500달러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이나 우버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 제너럴모터스(GM), 테스코(TESCO) 같은 글로벌 제조·유통 기업이 RPA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다.


    사나흘 걸리는 일감, 로봇은 30분 만에 끝 
     
















    업무 자동화는 기존 IT 인프라에서 소프트웨어 자동화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ERP처럼 대규모 IT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또한 구축 기간도 몇 주, 길어도 몇 개월로 짧은 편이다. 다른 IT 투자 프로젝트에 비해 투자 비용 대비 재무적 성과도 비교적 명확하게 산출된다. 

    투자 비용 대비 장점도 훨씬 크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업무상 과실을 대폭 줄일 수 있고, 프로세스 표준화를 통해 업무 투명도를 높일 수 있다. 365일, 24시간 근무가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갑작스러운 업무량 증감에 따른 인력 관리 어려움도 피할 수 있다. 단순 반복 업무가 줄어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으니 직원의 업무 만족도도 높아진다. 

    RPA는 글로벌 은행과 보험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특히 비영업부서 고객업무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23%가량 비용이 절감됐으며 향후 3~4년 안에는 적용 영역이 확대돼 전체 비용의 46%까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그래프 참조) 

    실제 한 은행 사례를 살펴보면, SW(소프트웨어)로봇 20대로 직원 11명이 하루 8시간에 걸쳐 처리한 2500여 건의 고위험 고객 대상 대출심사를 단번에 해냈다. 인건비를 줄인 것은 물론, 대출심사의 투명성과 공정성도 높였다. 

    보험사도 보험 계약관리와 위험관리 관련 업무를 중심으로 18%가량 비용 절감 효과를 경험 중이다. 향후 3~4년 내 47%까지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한 보험사는 사나흘씩 걸리던 500여 건의 고객 보험증권 처리 업무를 ‘퍼피’라는 SW로봇이 30분 만에 처리한다. 

    업무 자동화는 제조·건설업의 경영지원 분야로 확산 중이다. 금융산업의 비중이 여전히 크긴 하지만, 제조·서비스·여행·레저 등 관심 분야가 넓어지고 있다. 해외 한 건설사는 매달 500여 건의 거래상품 명세서(송장)를 발송하는데, 건당 평균 5시간이 소요되던 것을 SW로봇을 이용해 11분으로 단축했다. 수백만 달러의 비용 절감은 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초기 RPA는 비교적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서 자동화를 이뤄냈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결합돼 더욱 치밀한 업무 처리도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은행권에서 고객 상담을 위해 도입한 ‘챗봇’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주로 사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로봇)이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출입국 심사, 교통관제에도 도입 
     







    지난해 NH농협은행은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은퇴설계와 퇴직연금 자산운용 기능을 연계한 ‘NH로보-프로(NH Robo-Pro)’를 출시했다. [ NH농협은행 울산영업본부]








    최근 국내에서도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미국은 우리보다 앞서 로봇 프라이빗뱅크(PB)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웰스프런트, 베터먼트, 퓨처어드바이저, 마켓라이더 등 20여 개 업체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법률 분야도 마찬가지다. 베이커앤드호스테틀러라는 미국 로펌은 변호사 업무의 30~40%를 차지하는 판례 분석을 AI를 통해 자동화했다. 우리나라의 한 법률회사도 건당 30만~40만 원 하는 고객의 채무소송 소장 작성을 AI를 이용해 3만9000원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텍스트나 사진, 동영상의 패턴을 인식하고 판독하는 업무를 중심으로 AI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영국 공항에서는 인력 수십 명이 맡아 하던 출입국심사를 안면인식기술이 결합된 로봇으로 대체했다. 교통관제나 시설물 출입관제도 자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AI를 도입하면 보험 보상심사나 보상금 산정 업무 시 보험 사정사가 직접 현장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 로봇의 사진 판독만으로도 손해율이 산정되기 때문이다. 스포츠 중계나 문서 작성도 음성·데이터·기록물을 로봇이 스스로 인식해 요약하고 정리한 뒤 e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발송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사무실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공장 제조라인에서 노동자가 빠르게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반 사무 분야에서도 더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 없게 됐다. 원치 않는다고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응해 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또한 인력구조를 바꾸고 조직운영을 재설계해 다가오는 미래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주간동아(2017.04.26)
    http://weekly.donga.com/3/all/11/906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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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드 플러스] 모기 없는 세상이 온다

    • 날짜2017.04.03
    • 글쓴이박용삼

    매년 2억~4억 명 말라리아·뎅기열 감염 … 유전자 조작 통한 모기 박멸 실험 진행 중

    지구상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은? 사자? 호랑이? 상어? 아니면 인간? 모두 틀렸다. 정답은 모기다. 지구상에 약 3500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기는 역사상 그 어떤 동물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 모기가 죽인 사람의 수는 다른 동물이 죽인 사람 수를 다 합친 것보다도 많다. 전쟁이나 전염병에 의한 사망자 수도 훨씬 뛰어 넘는다. 지금도 모기에 물려 매년 전 세계적으로 2억~3억 명의 말라리아와 5000만~1억 명의 뎅기열 감염자가 발생한다. 이 중에서 100만 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뎅기열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는데, 지난 50년 동안 발병률이 3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뎅기열은 가벼운 독감 같은 증상에서부터 구역질, 두통, 심하면 뼈가 부러지는 듯한 고통을 유발한다. 오죽하면 뎅기열을 ‘브레이크본 열병(breakbone fever)’이라고 하겠는가. 그 외에도 상피병, 일본뇌염, 황열병 등도 모두 모기가 옮기는 질병들이다. 오늘날과 같은 첨단과학 시대에도 여전히 모기를 어쩌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아직 인간이 갈 길은 먼 것 같다. 지금까지 온갖 방법이 시도됐지만, 한여름 밤의 불청객 모기의 극성은 시도 때도 없이 점점 심해져 간다. 급기야 특정 지역에만 서식하던 모기들이 이제는 팔자 좋게 비행기나 배를 타고 전 세계로 원정을 나가고 있다. 답답할 노릇이다.

    모기가 옮기는 질병이 갈수록 무서워지는 추세다. 요즘에는 지카 바이러스가 추가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4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등 39개국에 고루 퍼지고 있어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을 정도다. 지카 바이러스는 공포를 부를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임산부가 감염되면 머리와 뇌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소두증 아기를 출산할 수 있고, 팔·다리에서 시작해서 뇌 쪽으로 근육이 마비되어 가는 길랭바레 증후군 같은 낯선 병을 옮긴다.

    지구상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 모기

    과연 어떻게 하면 모기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현재까지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살충제다. 모기가 알을 낳을 만한 물웅덩이에 살충제를 뿌려 유충(장구벌레)을 없애거나, 살충제 성분을 기체화해 공기 중에 뿌려 날아다니는 성충을 없애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시각적·정서적 후련함에도 어쩌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모기뿐만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다른 동물에게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모기들이 점점 더 영악해지면서 살충제의 주성분인 피레스테로이드에 내성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 문제다.

    한가지 반가운 소식은 최근에 모기를 박멸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바로 첨단 유전공학을 이용하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신 과학자들이 만든 생명공학회사 옥시테크(Oxitec)는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모기의 개체 수를 급격히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옥시테크 최고경영자(CEO)인 하이든 패리는 모기의 특성을 이용했다고 설명한다.

    모기는 생물학적으로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오직 암컷만이 흡혈을 한다는 점 (수컷은 식물의 즙액이나 과즙을 먹고 산다), 두 번째는 수컷들은 암컷을 정말 잘 찾는다는 점이다. 옥시테크는 이 두 가지 특징에 착안했다. 우선 수컷 모기를 잡아서 약간의 유전자 조작을 한다. 그리고 자연 상태에 놓아주면 어떻게든 암컷을 찾아 날아갈 것이다. 만약 수컷이 새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면 짝짓기를 거듭할수록 모기 개체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암컷 한 마리가 한 번에 약 100개, 평생 동안 500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고 하니 제대로만 된다면 그 효과는 엄청날 것이 분명하다.

    옥시테크는 인구 2000~3000명인 마을을 대상으로 현장 실험까지 마쳤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OX513A’라고 명명된 유전자 조작 수컷 모기를 작은 병에 담는다. 다음은 트럭을 몰고 마을을 돌면서 가급적 마을 전체에 충분히 퍼지도록 골고루 놓아주면 된다. 나머지는 수컷 모기 몫이다. 효과는 경이적이다. 옥시테크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영국 케이만 군도, 말레이시아, 브라질에서 이집트숲 모기를 대상으로 총 5차례에 걸쳐 실험을 했는데, 해당 지역의 모기 개체 수를 약 90% 정도 줄였다고 한다!

    생태계에 미치는 부작용 신경 써야

    이러한 결과에 고무된 브라질 정부는 2016년 11월, 옥시테크로부터 유전자 변형 모기를 4년간 110만 달러어치 들여오기로 했다. 이미 영국 옥스포드에 매주 약 2000만 마리의 모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일명 ‘모기 공장’)을 갖추고 있는 옥시테크는 브라질 상파울루에 매주 6000만 마리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추가로 설치했다. 계약을 토대로 매주 1000만 마리에 달하는 유전자 조작 모기를 도시에 방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옥시테크의 이번 실험이 인구 1000만 명의 대도시에서도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모두 알다시피 모기는 지능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실험이 성공해서 갈수록 대담해지는 모기의 위협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면 인류 역사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수 억년의 진화를 거쳐 만들어진 자연 생태계는 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유가 있고, 그 치밀한 연결고리들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신의 영역에 속한다. 오죽하면 자연(自然)이라는 말 자체가 스스로(自) 그렇게 되어 있다(然)는 뜻이겠는가.

    유전자 조작 방법이 엄청난 효과를 발휘해서 모기가 자취를 감추게 되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혹 의도치 않은 치명적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아직 모르고 있다. 만에 하나 견문발검(見蚊拔劍), 즉 모기 잡으려 칼 빼 들었는데 모기는 못 잡고 엉뚱한 곳을 베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과 연구가 필요하다. GMO(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해서도 찬반이 갈리는 와중에 이제 GMI(유전자변형곤충)까지 걱정해야 하니 세상에 공짜는 정녕 없는가 보다.

    마지막으로 당부 말씀 하나. 지카 바이러스와 뎅기열을 옮기는 이집트숲 모기(에데스 모기라고도 불린다)의 사촌쯤 되는 흉악한 모기가 우리나라에도 서식한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전국에 분포하는 흰줄숲 모기인데, 특히 숲이나 공원에서 사람을 문다고 한다. 아직은 국내 전체 모기의 3% 정도에 불과한데 기온이 올라가면서 점차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올 여름 등산, 산책하실 때 특히 조심하셔야 한다.
     
    이코노미스트('17.3.27)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5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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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디아 플러스] vol.110
    • 경제
    • 글로벌 경제

    [차이나프리즘] 글로벌 리더십 위기, 중국은 괜찮은가

    • 날짜2017.04.01
    • 글쓴이김창도

    지난 23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올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50명' 중 1위에 테오 엡스타인을 올렸다. 2위는 중국 알리바바 회장 마윈이다. 엡스타인은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시카코 컵스를 이끈 사장이다. 데이터로 운동선수의 야구실력을 분석해 유명한 엡스타인은 2011년 컵스 사장으로 온 후 실력보다는 인성이 좋고 남을 배려하는 선수들을 모으는 데 주력했다. 소통과 배려하는 것이 성공한다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묘하게도 이번에 미국인과 중국인이 글로벌 리더 1, 2위로 나란히 선정되면서 지금의 미국과 중국의 모습이 겹쳐진다. 하지만 현실은 다른 것 같다. 지금 미국을 보면 글로벌 리더십의 위기가 많이 느껴진다. 
     
    지난 2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 규제 철폐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자국의 석탄산업을 살리려고 세계가 우려하는 탄소배출량을 늘리겠다고 한다. 또 미국과 멕시코 국경(3141km)에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밀어붙인다. 그것도 힘이 약한 멕시코에 비용을 부담시키겠다고 한다. 21세기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때에 현대판 '만리장성'이라니 세계는 경악을 한다. 글로벌 리더 모습은 사라졌다. 

    이를 보는 중국은 내심 자신의 과거 모습이 떠올랐을 것이다. 중국은 2000년 전에 야만족의 침입을 막겠다고 '만리장성'을 쌓아 결국은 민족의 창의성과 혁신을 막고 고립을 자초했다. 결과 타민족에 두 번이나 나라까지 넘긴 아픈 교훈이 있다. 지금 미국이 쌓겠다는 장벽은 상징성이 더 크다. 오픈 마인드로 세계 최고의 인재를 불러들여 창의성과 혁신으로 오늘의 성공을 거둔 미국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세계를 이끌어 오던 국가가 자기만 살겠다고 리더 역할을 안 하겠다고 하니 그 다음 국가라도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지 경제, 대외관계, 정치시스템 측면에서 살펴보자.
     
    경제 측면에서는 중국이 20년 내에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자료를 보면 2020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1.9조달러, 중국은 16.5조달러로 전망한다. 2000년 미국의 GDP는 10.3조달러로 중국의 8.5배(1.2조달러)에 달했다. 

    대외관계를 보면 중국이 글로벌 리더로 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첫째는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국과 겪고 있는 영토분쟁이다. 중국은 청나라 시기에 제국주의 열강에 수백만㎢에 달하는 영토를 강탈당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영토문제를 핵심이익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민감하게 대응한다. 

    둘째는 북한의 핵문제이다. 북핵 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이 한국 및 미국과 갈등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중국은 소통과 배려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세계가 지켜보는데 중국에 우호적이던 한국까지 적으로 만들면 누가 중국에 가까이 다가 가겠는가. 중국이 과거 실크로드 영광을 찾기 위해 추진하는 '일대일로'도 주변국 협조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정치시스템을 보면 중국은 글로벌 리더로 가기에 갈 길이 멀다. 세계 주류 국가 모두 민주화 시스템인데 중국이 공산당 통제를 고집하면서 다른 국가들을 이끌 수 있는가, 또 국민 소득이 늘어나면서 높아지는 민주화 요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국이 대만의 경험을 참조하여 공산당 상층부에서부터 정치 민주화를 단행한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결국 세계는 한동안 글로벌 리더십 없이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살아남는 자가 강자'이고 '망하는 조직은 내부부터 무너진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빨리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힘을 합쳐 스스로의 길을 찾아야 한다.

    김창도 수석연구원

    출처: 아시아경제 (2017.04.01)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3310947126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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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디아 플러스] vol.110
    •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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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드 플러스] ‘경쟁(마이클 포터)의 神’이 CSV(공유가치 창출)를 강조하는 이유

    • 날짜2017.03.20
    • 글쓴이박용삼

    300년 이상 12대에 걸쳐 부를 일궈 온 경주 최부자집에는 육훈(六訓)이 전해 내려온다. 대대손손 명심해야 할 여섯 가지 가훈이다. 이 중에 “사방 백 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말이 있다. 있는 자, 가진 자가 그보다 못한 자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을 보여 준다. 현대식 표현으로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해당한다. 요즘 많은 기업이 연탄을 나르고, 모내기를 하고, 배식 봉사를 하는 이유다.

    육훈 중에 ”재산은 만석 이상 모으지 말라”는 말도 있다. 굳이 그럴 것 까지야 싶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만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려면 당시로서는 소작농을 쥐어짜야 하는데, 그러면 장기적으로 소작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결국 최씨 집안에도 손해다. 실제로 최씨 집안은 다른 부잣집들보다 30% 정도 낮게 소작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니 소작인들이 최부잣집 농사를 지으려고 줄을 서고, 더 열심히 일했을 수 밖에. 역시 일반인들과는 생각의 레벨이 다르다. 일방적인 시혜 차원의 CSR을 넘어 지주와 소작농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이러한 윈-윈 해법은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말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 창출)와 맥을 같이한다.


    기업의 역할, CSR에서 CSV로 확대

    사실 마이클 포터 교수는 1980년 [경쟁전략], 1985년 [경쟁우위]를 통해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설파했던 ‘경쟁의 신(神)’이었다. 그의 가르침을 따라 전세계 기업들은 집중화하거나 원가 우위에 골몰했고, 밸류 체인을 이 잡듯 살펴 차별화를 도모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2011년, 그는 현대 자본주의의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 특히 CSV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기후 변화, 환경 오염, 물 부족, 사막화, 삼림 훼손, 식량 부족, 전염병 등 하나같이 시급한 문제들이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는 주로 NGO, 정부, 자선단체 등이 나섰다. 포터 교수 자신도 지금까지 4개의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서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선 바 있다. 허나 수십 년간의 순수한 노력 대비 결과는 실망스럽다. 여전히 우리 주변의 문제들은 그대로이고, 갈수록 새로운 문제들이 더해지는 형국이다.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포터 교수는 투입 자원의 절대 부족을 지적한다. 비영리 단체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다. 기업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 사실 기업은 모든 부(富)의 근원이다. 기업이 시장 수요를 충족하며 이윤을 남길 때, 비로소 그 이윤으로부터 세금도 내고, 소득도 누리며, 기부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의 이윤은 모든 행동을 이끌어 내는 마법의 힘을 갖고 있다. 이윤과 연결할 수만 있다면 아무리 큰 사회 문제라도 차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갈 수 있다. 더구나 엄청난 규모의 지속가능한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과연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겠는가 하는 것인데, 자본주의가 성숙하면서 점점 희망이 보이고 있다. 흔히 사회적 성과와 경제적 성과 간에는 상충관계가 있다고 믿어져 왔다. 사실 과거 기업들은 경제적 성과(이윤)를 위해 사회적 성과(깨끗한 환경, 안전한 작업환경)를 훼손했고, 기업에 대한 삐딱한 시각의 원인을 제공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공해 발생을 줄임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공정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업이 많아 졌다. 작업 환경을 안전하게 바꿈으로써 안전 사고에 따르는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려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사회 문제에 있어서도 기업의 역할은 확장일로다. 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는 코트디부아르에서의 코코아 생산, 인도에서의 우유 생산 과정에서 자신들이 가진 신품종과 경작, 가공 기술 등을 현지 농부들에게 전수해 준다. 그 결과 현지 농가의 수입이 300% 가량 늘어난 것은 물론, 네슬레도 양질의 원료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네슬레가 과거 1980년대에 제 3세계 밀림 파괴와 아동 노동력 착취의 오명을 썼던 것에 비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영국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은 아프리카에 보급하는 휴대전화에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기본으로 장착했다. 은행 네트워크가 취약한 아프리카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서였지만, 보다폰도 3년 만에 1400만 명의 가입자를 모으는 대박을 칠 수 있었다.


    기업 위상과 역할 재정립 필요

    그 외에도 많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 본사를 둔 재인 관개 시스템(Jain Irrigation Systems)은 ‘같은 물로 더 많은 작물을(More crop per drop)’이란 슬로건 아래 태양광물 펌프 기술, 정밀 농업 및 관개 기술을 영세 농부들에게 제공해서 물 사용을 대폭 줄이고 수백만 농부들의 삶을 개선하고 있다. 브라질 삼림 업체인 피브리아는 오래된 숲을 파괴하는 대신 성장이 빠른 유칼립투스 나무를 키워 한 헥타르당 훨씬 더 많은 펄프와 종이를 생산해 낸다. 시스코는 지금까지 400만 명의 사람들에게 IT 기술을 교육시켜 고용 창출과 함께 IT 기술의 확산, 전체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 중에서도 전국 방방곡곡에 숨겨져 있는 전통 먹거리를 발굴해서 판매 기회를 줌으로써 지역경제와 유통업체가 모두 득을 보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기업이 현대 자본주의의 꽃이라는데 토를 달 사람은 없다. 헌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친기업이냐 반기업이냐 논란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기업 스스로 위상과 정체성, 역할 범위를 재정립하지 못한데 있다. 과거 무작정 돈만 버는 역할에서 나아가 이제 때때로 생색내는 역할로 진화했다면 앞으로는 사회문제 해결의 주연으로 나서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100년 기업, 더 나아가 최부자집 같은 300년 기업이 되려면 거기에 어울리는 긴 안목이 필수다. 앞으로는 소비자의 가치, 기업의 가치, 사회적으로 필요한 가치가 상호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수익 창출 이후에 사회 공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포터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이것이 바로 사업모델로 사회 문제를 다루는 것이고, 더 높은 차원의 자본주의로 가는 길이다.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싼 게 장땡이었던 시대를 지나 같은 값이면 새로운 기능에 손이 가는 시대를 거쳤고, 친환경이어야 안심하는 시대를 거쳐 이제 착한 기업의 제품에 끌리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TED 강연 막바지에 포터 교수의 마지막 외침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들이 스스로를 다르게 본다면, 또 다른 사람들도 기업들을 다르게 본다면, 세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한때 싸우는 법을 가르쳤던 포터 교수가 이제 무기를 내려놓고 세상을 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절정에 CSV가 있다.


    이코노미스트 ('17.3.20.)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5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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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 프리즘] 중국의 일대일로 추진 빨라진다

    • 날짜2017.03.03
    • 글쓴이김창도

    2013년 시진핑 중국주석이 중앙아시아와 동남아를 순방하면서 처음 新실크로드 구상을 제시했을 때만 해도 꿈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과거 실크로드 상의 아시아, 아프리카 및 유럽 대륙을 경제벨트로 묶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2015년 3월 新실크로드 구상을 일대일로(一帶一路)로 구체화해 발표했다. 일대는 육상 新실크로드 경제벨트로, 일로는 21세기 해상실크로드로 정했다. 일대일로는 중국과 60여개 국가를 직간접적으로 연결한다. 인구는 44억명(세계비중 63%), 국내총생산(GDP)은 21조달러다(세계비중 29%). 이러한 방대한 지역을 경제적으로 엮기 위해 중국은 국가간 인프라 연결, 무역ㆍ투자 확대 등 5대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자본조달을 위해 중국은 400억달러의 실크로드기금 조성, 자본금 1000억달러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창립했다. 특히 2015년 3월 AIIB는 57개국의 창립회원국을 확보하고 지난해 6월 제1차 연차 총회를 열고 파키스탄 고속도로 등 5억900만달러 규모의 4개 대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자금조달방안까지 마련한 일대일로는 이제 현실적인 계획이 되었다. 올해 5월 중순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관련 국가 정상회담을 갖고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AIIB도 올해에 25개 회원국이 늘어난다. 다음과 같은 환경변화를 감안하면 앞으로 일대일로 추진은 빨라진다. 

    대외적으로 미국의 아시아회귀 정책 변화다. 지난 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를 선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국내 이슈에 집중한다고 했다. 일대일로는 미국의 견제가 줄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내적으로 중국정부는 동부와 중서부 지역을 해외와 연결하여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려 한다. 동부 일부 지역의 소득은 중서부지역의 3배 이상이다. 중국은 또한 주변국과 인프라를 연결해 과잉설비의 해외이전을 포함한 중국기업의 주변국 진출을 가속화한다. 중국의 철강 등 과잉산업의 가동률은 60~70%에 불과하다. 설비 이전과 해외시장 개척이 시급하다. 특히 중국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중국정부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고심하고 있다. 따라서 일대일로에 거는 기대가 크며 이 지역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가속화한다. 

    중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중국기업은 일대일로 관련 국가와 지역에 56개의 경제합작구를 조성했다. 투자는 누적으로 18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 투자만 145억3000만달러다. 최근 3년간 중국과 일대일로 관련 국가와의 무역은 3조1000억달러로 중국 전체 무역액의 26%를 차지한다. 앞으로 이 지역 인프라 연결이 빨라지면 무역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을 살펴보면 지금까지는 주변 초국경 경제벨트 조성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재 중국-동남아 경제회랑 등 6개의 초국경 경제벨트가 조성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은 일대일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면 그 주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신도시까지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1978년 덩샤오핑이 중국의 개혁개방 1.0을 설계했다면 일대일로는 시진핑 주석이 꿈꾸는 개혁개방 2.0이라 할 수 있으며 앞으로 추진이 빨라진다. 이는 우리 기업에 기회이지만 또한 중국기업이 주변국 시장을 선점하고 우리 기업과 경쟁이 격화되는 등 위협도 크다. 우리 정부와 기업 간에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여 중국의 정책변화와 중국 업체의 동향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추적해야 하며 일대일로 관련 국가의 정부, 기업 및 국제기구와 협력채널을 적극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


    출처: 아시아경제 (2017.03.03)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30311122520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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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
    • 철강전략

    철강 구조조정, 짚어봐야 할 3가지

    • 날짜2017.02.20
    • 글쓴이곽창호

    과거 20여 년간 많은 나라가 중국 특수를 누렸다. 미국은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값싼 제품들을 소비하면서 좋은 시절을 보냈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면서 고성장을 구가했고, 한국도 중국에 공장을 짓거나 중간재를 수출하면서 이득을 봤다.

    그러나 ‘좋은 시절’은 끝나가고 있다. 중국 특수가 끝나가고,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대다수 전통산업이 과잉 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시장 기능에 맡기지 않고 직접 통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자못 심각하다.

    근거리에서 덕을 많이 봤던 우리의 피해도 심각하다. 이미 해운, 조선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구조조정에 따른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이제 관심은 철강업이다. 철강은 전 세계적으로 과잉 설비 문제가 가장 큰 업종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인 약 8억 t을 생산하는 중국의 생산능력은 12억 t. 어림잡아 4억 t이 과잉 설비다. 일본의 3000만 t, 한국의 1500만 t을 합치면 동북아 3국에만 약 4억5000만 t의 과잉 설비가 존재하는 셈이다. 구조조정 논의가 부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조조정을 피해갈 방법은 없다. 하지만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할 때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당장 재무적 득실 등 눈앞의 이슈에만 집착하다가는 자칫 수십 년 공들인 산업경쟁력을 와해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특히 철강업과 같은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산업의 경우에는 가치사슬 전반의 생태계 경쟁력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거시적 영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우선 철강재 수출입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의 철강 수요는 연간 6000만 t인데, 7000만 t을 생산하기 때문에 수요를 충당하고도 남는다. 그런데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2000만 t 이상의 수입재가 들어오고 있다. 특히 매년 1400만 t에 이르는 중국 저가 제품이 유입되는 것이 문제다. 일본은 철강재 수입에 대한 관세는 없지만 유통 시장이 폐쇄적이어서 외국산이 침투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유통 시장을 정비해 수입재를 방어하는 것이 구조조정 못지않게 시급한 문제다. 

    다음으로 한중일 3국 간의 경쟁력 판도를 고려해야 한다. 중국은 2020년까지 1억5000만 t의 설비 감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후 및 저효율 설비 위주로 도태시키고 있다. 그 대신 주요 철강사의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중이다. 일본도 2000년대부터는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대형 2개 회사 체제로 재편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지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세기적 패러다임 변화의 흐름 안에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사회 전반에 걸쳐 이전에 없던 속도와 강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전통 제조업에는 스마트화의 물결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스마트화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역량 있는 소수의 기업만 성공할 수 있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아도 스마트화의 물결을 타고 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올해 한국 철강산업은 구조조정이라는 큰 시험대 위에 놓여 있다. 이 구조조정의 파고를 잘 이겨내고 오히려 경쟁력을 배가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한국 철강산업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한 걸음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도도한 흐름을 타고 스마트 경쟁력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동아일보 (2017.02.20) 
    http://news.donga.com/3/all/20170219/82961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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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드 플러스] 핵 전쟁보다 더 무서운 전염병 공포

    • 날짜2017.02.07
    • 글쓴이박용삼

    새로운 변종 속출 … 전쟁 막는 수준의 전염병 방어 노력해야

    “옛날 어린이들은 호환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어린이들은 무분별한 불량, 불법 비디오를 시청함으로써 비행 청소년이 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1980년대, 비디오를 볼 때마다 의무적으로 들어야 했던 공익광고 문구다. 이 말을 철썩 같이 믿은 필자는 정품 비디오만을 고집했고, 간혹 친구들의 꾐에 빠져 불법 비디오를 볼 때에도 절대 비행 청소년은 되지 말자 다짐하곤 했다. 세월이 흘러 비행과는 동떨어진 밋밋한 삶을 살게 된 지금, 새삼 깨닫는다. 불법 비디오 따위보다는 호환마마가 훨씬 더 무섭다는 것을.

    호환은 호랑이에 물려가는 것이고, 마마는 임금이나 왕비처럼 지엄한 존재를 의미한다. 이 둘이 합쳐진 호환마마는 정녕 울트라 슈퍼급으로 무서울 게 분명하다. 그렇다. 호환마마는천연두를 일컫는 말이었다. 변변한 치료약이나 방역 체계가 없었던 과거에는 천연두가 제일 무서웠을 성 싶다. 한번 걸리면 열에 세 명이 사망했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랴. 용한 무당도 소용없고, 어디 멀리 도망쳐봤자 호환마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호환마마가 좀 잠잠해질 무렵이면 장질부사(장티푸스), 호열자(콜레라), 이질 등이 뒤를 이었다.

    유럽 인구 3분의 1 몰살한 흑사병

    과학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한 21세기 지금은 어떤가. 놀랍게도 인류는 아직 전염병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스, 메르스, 지카 등 매년 희한한 이름의 바이러스들이 새롭게 등장한다. 이젠 연례행사처럼 치러야 하는 가축 살처분(생매장) 비극이 결코 가축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끔찍한 상상도 떠나질 않는다. 결국 인류는 핵전쟁이나 외계인의 침공, 소행성과의 충돌이 아니라 전염병으로 멸망할 것 같다. 빌게이츠도 그렇게 생각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전 세계 최고 부자다. 2016년 말 현재, 그가 가진 순 자산은 900억 달러(약 100조5000억원),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0.5%에 달한다. 죽을 때까지 부지런히 써도 다 못 쓸 것이 분명한 이 많은 돈을 그는 다 써 버릴 태세다. 2000년에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따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든 이래, 그는 글로벌 보건의료 확대와 빈곤 퇴치에 돈을 펑펑 쓰고 있다. 지금까지 쓴 것만 해도 30조원이 넘는다.

    테드 무대에 선 빌 게이츠는 인류의 생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으로 전염병을 경고한다. 역사를 살펴보면 빌 게이츠의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은 전쟁이나 자연 재해가 아니라 전염병이었다. BC 430년, 스타르타와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한창 승기를 잡아가던 아테네는 갑자기 전체 인구의 25%가 사망하면서 맥없이 주저앉는다. 장티푸스 때문이었다. 만약 이때 아테네가 승리했다면 서양의 역사는 한참 달라졌을 게다. 중세 때의 흑사병은 1347년 처음 창궐해서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게 했고, 결국 농노 중심의 봉건제를 끝내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40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한반도에서도 당시 인구 1700만 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감염되고, 14만 명이나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무오년 독감’이라 불렸다 한다).

    이제는 각종 교통수단이 발달해서 전 세계가 한마당이다. 전염병이 퍼지기 딱 좋은 환경이 된 것이다. 향후 스페인 독감 급의 전염병이 발생한다면 어마어마한 수의 사망자를 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전파 경로도 다양화되고 있다. 생화학 테러로 인해 인위적으로 바이러스가 퍼질 수도 있다. 상황을 천 배는 더 안 좋게 만들 요소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다. 다행히 빌 게이츠는 전염병을 막을 방법을 알고 있는 듯하다.

    우선 실패 케이스를 보자.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는 주로 서아프리카의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세 나라에서 발병해서 무려 1만 명의 사람들을 몰살시켰다. 이유는 총체적이다. 우선 전염병의 정체가 무엇이고, 어떻게 확산할지를 알 수 있는 전염병학자들이 없었다. 발병 정보가 온라인에 올라오기까지 굉장히 지체되었고, 그 정보 또한 매우 부정확했다. 준비된 의료팀도 없었다. ‘국경 없는 의사회’에서 뒤늦게 봉사자들을 투입했지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했다. 에볼라의 특성상 공기 중으로는 퍼지지 않아 다행이었지, 만약 도시 지역에 본격 유입되었다면 더 많은 사람이 죽었을 것이 분명하다.

    실패 원인을 뒤집으면 성공 비법이 된다. 빌 게이츠는 노력 여하에 따라 전염병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첨단 과학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정보를 주고 받을 스마트폰이 있다. 사람들의 위치와 이동 경로를 볼 수 있는 위성지도도 있다. 병원균을 조사하고 백신과 약을 개발할 수 있는 발전된 생물학도 있다. 의지만 있다면 이런 첨단기술을 동원해서 국제보건 시스템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빌 게이츠, “군대 제도 참조하라”

    빌 게이츠는 군대 제도를 참조할 것을 권한다. 모든 나라들은 만약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쓴다. 항상 준비가 되어 있는 상비군, 필요에 따라 소집할 수 있는 대규모 예비군이 있다. 나토는 신속히 급파할 수 있는 이동부대가 있고, UN도 평화유지군이 있다. 모의 실험을 위해 워 게임도 거르지 않는다. 전염병을 다룰 때에도 이렇게 똑같이 해야 한다. 빌 게이츠의 진위가 군대 수준의 전염병 방위군을 만들자는 것인지, 군대를 전염병 방어에 투입하자는 것인지, 아니면 군대와 의료진이 협업하자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사실 뭐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진정한 적이 얄미운 이웃 나라인지, 지긋지긋한 테러범인지, 아니면 정체불명의 전염병인지에 대한 국제적 합의이다.

    정녕 인류의 적은 미사일이 아니고 미생물이다. 전염병의 공포는 어쩌면 인간이 자초한 것인지 모른다. 전염병을 막을 시스템에 투자하지 않고 전염병이 비켜가기만을 바랐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세계은행의 추정을 인용해 만약 전 세계적 독감이 퍼진다면 세계의 부가 3조 달러 이상 증발하고, 수백만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정도 피해면 충분히 투자할 이유가 있어 보인다.

    아웃브레이크(1995), 12몽키즈(1995), 나는 전설이다(2007), 눈먼 자들의 도시(2008), 컨테이젼(2011), 연가시(2012), 감기(2013) 같은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전염병의 공포를 다룬다. 영화는 곧 현실이라는데 아무래도 불안하다. 정부에서도, 또 언론에서도 올해 주의해야 할 전염병이 무엇인지, 사스나 메르스가 또 오는 것은 아닌지, 온다면 언제쯤인지 아무 말이 없다. 언제까지 마스크 쓴 사람만 보면 울렁증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미리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면 설사 대응이 좀 부실하더라도 면피가 가능하다. 기업들도 나서야 한다. 세상이 건강해야 돈도 더 잘 벌린다. 반 기업정서만 뭐라 할 게 아니다.

    이코노미스트 ('17.2.7.)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5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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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 프리즘] 중국의 핵심이익과 美中관계

    • 날짜2017.02.03
    • 글쓴이김창도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설정에서 자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해 줄 것을 강조해 왔다. '핵심이익' 개념을 미국에 처음 제시한 중국 정부 인사는 탕자쉔 前외교부장(장관급)이다. 탕부장은 2003년 1월 뉴욕에서 미국 국무장관 파월을 만나 "대만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에 해당되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해야 미중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이 보장된다"고 했다. 이때 중국의 '핵심이익'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에 초점을 두었다. 
     
    2009년 7월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은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회의에서 중국의 3대 '핵심이익'을 제시했다. 즉 중국 공산당과 국가의 기본제도 유지, 국가안보와 영토 및 주권 보호, 경제 및 사회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이다. '핵심이익' 개념이 확장되었다. 2011년 9월 발간된 "중국의 평화발전" 백서에는 중국의 '핵심이익'을 "국가주권? 국가안보? 영토안정 및 국가통일, 중국의 정치제도와 사회의 전반적인 안정, 경제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의 보장"으로 정의했다. 

    2012년 말 시진핑 지도부가 등장한 후 중국은 '핵심이익'을 미국에 인지시키고 관철시키기 위해 '신형 대국관계'를 양국간 외교 방향으로 했다. '신형 대국관계'의 기본방향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 평등과 신뢰를 기반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공동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협력을 심화하며, 국제문제와 이슈에서 협업을 강조하는 것이다. 2013년 6월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신형 대국관계' 구상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이해를 얻어내려 노력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이 제시한 '핵심이익'과 '신형 대국관계' 중 일부는 수용했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반테러 및 비핵화 확산 등 국제이슈에서 양국간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하지만 인권문제, 남중국해 영토분쟁 등에서는 중국과 갈등을 지속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중국의 '핵심이익'과 미중관계가 큰 도전을 받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대만문제를 건드린 것이다. 지난해 12월 2일(현지시간) 미국과 대만이 수교를 끊은 지 37년 만에 미국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으로는 처음으로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했다. 12월 11일 트럼프는 중국이 북핵문제 등에서 계속 소극적으로 나오면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이 유지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환율조작국 지정, 반덤핑 및 보복관세 부과 등 위협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모두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핵심이익'을 건드린다. 이것이 중국의 반발(미 국채 매각 위협, 미국제품 수입 제한 등)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공산당 1당 통제의 정치제도 문제점과 인권 문제 등으로 중국을 압박할 것이다. 모두 '핵심이익'과 관련된다. 

    트럼프 행정부 시대 미국과 중국은 반테러, 비핵화 확산 등에서는 협력을 지속하겠지만 많은 분야에서 갈등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우선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는 분야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그게 어려우면 중재 역할을 적극 해야 한다. 한미관계와 한중관계 모두 우리에게 중요하다. 한미동맹은 우리의 안보와 직결되고, 한중 경제관계는 우리경제가 지속 성장하는데 필요하고 중요하다. 또한 한미중 공조 없이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다음으로 한국의 정치권이 제 역할을 못하면 기업과 민간단체가 나서서 미국 중국과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 중국과 모두 관계가 좋은 국가와 지역을 찾아 우리 편으로 만들어 활용해야 한다.

    출처: 아시아경제 (2017.02.03)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2031043093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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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드 플러스] 왜 그들은 목숨을 던졌을까

    • 날짜2017.01.11
    • 글쓴이박용삼

    이타심은 본능이거나 의지의 문제 … ‘이기적 이타주의 시대’ 도래하기를

    늦은 밤 고속도로. 19세 젊은 여성이 어둠이 내린 도로 위를 운전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개 한 마리가 차 앞으로 뛰어 들었다. 그녀는 급히 핸들을 돌렸지만 개를 치고 말았고, 그 충격으로 차는 그대로 몇 바퀴를 회전했다.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역방향으로 멈춰 선 차는 시동마저 꺼졌다. 그녀는 이제 꼼짝없이 죽는구나 생각했다. 그때 건너편에서 운전 중이던 한 남자가 급히 차를 세우고 고속도로 네 개 차선을 가로질러 그녀에게 달려왔다. 필요한 응급조치를 하고 그녀를 안전한 곳으로 옮긴 다음에 그는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표표히 자리를 떴다. 정신이 반쯤 나간 그녀는 미처 고맙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세월이 흘렀지만 그날 밤 자신을 구하고 홀연히 사라진 남자의 모습은 그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생면부지인 자신을 구해 준 남자의 심리가 못내 궁금했고, 결국 그것을 규명하는 인생을 살게 됐다. 미국 조지타운대의 신경과학과 교수 아비게일 마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녀의 연구 주제는 어떤 대가도 없이, 때로는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남을 돕는 행동, 즉 이타심(altruism)의 근원에 대한 탐구다.

    이타심의 근원을 찾아서

    인간은 본래 선(善)할까, 악(惡)할까. 질문은 단순한데, 대답은 분분하다. 선악에 대한 판단이 무겁게 느껴진다면 약간 쉬운 문제로 빗겨나 보자. 인간은 본래 이기(利己)적일까, 이타(利他)적일까. 이건 쉽다. 단언컨대 이기적이다. 필자도 그렇고, 독자 여러분도 마찬가지다. 이기적인 사람도 가끔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건 대개 후일의 더 큰 이득을 염두에 둔 것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라고 하겠다. 철학이나 경제학, 경영학, 심리학 등 사람을 다루는 모든 학문에서도 인간의 이기심을 기본 전제로 한다. 그럼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남을 돕는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마쉬 교수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답을 찾았다. 첫째는 뇌 구조의 차이, 둘째는 심리적인 차이다. 이타심과는 영 거리가 먼 집단으로 사이코패스를 들 수 있다. 사이코패스는 선천적으로 발달장애가 있어 차갑고 냉정하며, 종종 반사회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 이들은 타인의 감정, 특히 타인의 얼굴에 나타나는 고통의 표정을 인지하는데 장애가 있어 연민이나 동정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가히 이기주의의 정수라 할 만하다. 뇌에서 두려움이나 고통과 관련된 자극을 처리하는 부분이 편도체다. 대뇌 변연계에 존재하는 아몬드 모양의 뇌 부위를 말하는데, 사이코패스의 편도체는 일반인보다 20% 가량 작고 그 반응성도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반면 이타주의자들은 정 반대다. 장기 기증자들의 뇌를 MRI로 측정해 보면, 이들의 편도체는 일반인들보다 8% 정도 더 크고 반응 정도도 훨씬 활발하다. 한마디로 이타주의자들은 원래 그렇게 이타적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편도체가 작더라도 상심할 필요는 없다. 마음먹기에 따라 후천적으로 이타주의를 셀프 연마할 수 있다. 마쉬 교수가 장기기증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들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고, 남들보다 더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이타적인 행동을 별로 특별하다고 여기지도 않았다. 그들은 동정의 대상을 친구나 가족을 넘어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확장한다. 마쉬 교수는 이런 놀라운 탈(脫)자기성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회가 발전하고 인격이 성숙하면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라고 말한다.

    실제 현대 사회는 과거에 비해 더 이타적으로 발전해 왔다. 역사를 놓고 볼 때 전 세계적으로 동물 학대나 아동 학대, 가정 폭력 또는 사형 같은 각종 잔인함과 폭력이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요즘은 흔히 있는 혈액이나 골수 기증은 백 년 전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행동이 아닌가. 이미 우리 주변에는 작은 봉사에서부터 자선, 기부, 장기 기증까지 여러 형태의 이타적 행위들이 미덕으로 자리를 잡았다. 편도체의 크기야 어쩌지 못한다 해도 교육이나 여론, 사회 분위기에 따라 보통 사람들도 얼마든지 이타심을 키우고, 그 범위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이기적인 손과 이타적인 손의 협주

    인간은 양면적이다. 이기심 못지 않게 이타적 본성도 함께 지니고 있다. 문제는 배합 비율이다. 예수는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위급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돕는 일이 곧 사랑의 실천이라고 역설했다. 공자는 군자가 행하는 최상의 인(仁)은 자기 생명을 희생해 남의 목숨을 구하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이라고 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 더 이상 은밀한 다짐이 아니라 당당한 주장이 되어가는 지금, 성인들의 가르침이 자꾸 멀게만 느껴진다. 얼마 전 일부 국회의원들은 일명 ‘선한 사마리아인법’을 발의하기까지 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하자는 내용이다. 취지야 물론 좋지만, 과연 법이 어디까지 도덕의 영역에 들어와야 하는지 뒷맛이 영 씁쓸하다. 벌금만 내면 양심의 가책까지 씻어주는 역효과가 나지는 않을지, 쓸데없는 걱정도 미리 해 보게 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우리 주변에, 특히 평범한 이웃들 속에 여전히 이타심의 불꽃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일본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이수현 씨, 세월호 참사 당일 학생들을 끝까지 대피시키고 유명을 달리한 승무원 박지영 씨, 의정부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밧줄 하나로 시민 10명을 구한 이승선 씨(그는 대기업이 지원한 상금 1000만 원을 소방서에 기부하기까지 했다), 출근길 교통사고 피해자를 구조하다가 신호를 위반한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은 정연승 상사, 원룸 건물 화재 현장에서 입주민들을 대피시키다 질식해 숨진 안치범 씨. 이들 의인(義人)들의 용기와 희생이 때론 질책이 되고, 때론 위안이 되어 우리 사회에 온기를 유지해 준다.

    ‘21세기 르네상스 맨’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프랑스의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는 실업이나 빈부격차 같은 문제들은 인간의 단기적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앞으로 정보화 사회가 성숙하면 세상은 이타주의자들이 지배하는 ‘이기적 이타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일갈한다. 혼자서만 행복한 것은 오래갈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행복하려면 다른 사람도 행복해야 한다는 논리다. 아탈리의 전망이 노쇠한 석학의 체념 섞인 위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를 더 이타적으로 인도하는 마법의 주문이 되었으면 한다.

    인간은 손이 두 개다. 이기주의가 경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한’ 손(invisible ‘one’ hand)이라면, 보이지 않는 ‘다른’ 손(invisible ‘the other’ hand)은 이타주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두 손의 협주 속에서 세상은 물질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더 살만한 곳이 된다. 그게 진보다.

    이코노미스트 ('17.1.9.)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4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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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 프리즘] 거대 중국과 경쟁하고 협력하기

    • 날짜2016.12.30
    • 글쓴이김창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반발이 크다. 중국비자 발급 심사 강화, 한국 연예인의 중국 진출 제한, 중국 내 한국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 등 범위가 넓다. 갑자기 거대한 중국을 상대해야 하는 압력이 한 번에 몰려오는 것 같다. 
     
    중국이 크다는 것은 다 안다. 통계로 보자. 중국의 국토 면적은 960만㎢로 한국의 96배다. 인구는 13억7462만명(2015년)으로 세계 1위, 한국의 26배 정도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으로 2016년 국내총생산(GDP)은 11조3900억달러로 세계 2위, 한국의 8배다. 미국 GDP의 61%에 이른다. 2007년 중국의 GDP는 미국의 25%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중국이 소비와 서비스 주도의 경제로 전환하면서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으로 빠르게 부상한다. 중국의 거대한 힘은 밖으로도 쏟아진다. 올해 상반기 해외로 나온 중국인은 5903만명에 이르고, 2016년 1~10월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는 총 146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3% 늘었다. 

    이런 거대한 중국이 지금 한국을 전방위로 압박한다. 사드 문제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세계 시장 침투, 기술 개발과 혁신, 그리고 글로벌 인재 확보 측면에서 한국은 거대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살아남는다. 어떻게 할까. 

    우선 세계 시장 확보를 위해 한국 기업은 제품 품질과 가격 및 차별화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아직까지 품질에서는 한국이 앞섰다. 가격 측면에서는 열위다. 가격 대비 품질을 더욱 제고할 수밖에 없다. 중국도 마냥 저가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없다. 인건비와 제조비용이 지속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품질 제고 및 브랜드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품질에서 중국이 쫓아오면 차별화로 승부를 내야 한다. 남보다 앞서는 생각, 그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 조직문화, 그리고 이를 설계하고 이끌어 가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중국과의 본격적인 기술 경쟁에 대비해 우리는 기술과 시장을 동시에 보는 지혜를 축적해야 한다. 아무리 선진적인 기술이라고 해도 상용화가 안 되면 무용지물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장을 동시에 보고 개척하는 선구자들이 필요하다.

    국내에 국한되지 말고 글로벌 차원에서 이런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 중국은 이미 세계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천인계획', '만인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있다. 우리는 더 좋은 조건을 내걸고 고급인력을 영입해야 한다. 임금 수준, 업무 인프라, 주거 환경 및 자녀 교육, 보험과 복리 등에서 최고의 수준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고 거대 중국과의 경쟁에만 치중하면 위험하다. 협력도 모색해야 공생할 수 있다. 협력 가능한 분야도 많다. 우선 문화 발전과 교류 측면이다. 한국과 중국은 교류하고 협력했던 역사가 유구한 인접 국가다. 지금의 한류 열풍에 중국의 요소를 잘 추가하고 또 중국의 역사 문화에 우리의 강점을 얹어 세계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한다면 중국 정부의 거부감을 덜어낼 수 있다.

    다음으로 환경보호 측면이다. 중국은 지금 스모그 발생 등 환경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웃인 한국도 이러한 환경문제의 영향을 받는다. 환경보호에서 한국과 중국은 공통분모가 많다. 

    북한의 핵 문제에서도 우리는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북핵 문제는 미국과 동맹을 아무리 강화해도, 그리고 중국과 아주 가까워져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하는 장기 과제다. 지금처럼 한국과 중국이 갈등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출처: 아시아경제 (2016.12.30)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122916335398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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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디아 플러스] vol.110
    • 경영
    • 전략/재무

    [테드플러스] 왜 한국의 기업은 100년을 못 가나

    • 날짜2016.12.26
    • 글쓴이박용삼

    생물 면역시스템에서 배우는 장수기업 비결 …단기 수익보다 장기 안정성 고민해야

    일본의 곤고구미(金剛組)는 세계에서 가장 장수한 기업이다. 백제에서 건너온 장인이 오사카 시텐노지(四天王寺) 등을 만들면서 시작되어 무려 40여 대를 이어져 왔다. 서기 578년에 설립돼 2006년에 망했으니 무려 1428년을 살았다. 망한 이유가 허망하다. 섣불리 부동산 사업에 나섰다가 대출금을 못 갚아서 다른 회사에 인수되고 말았단다. 백제의 자취가 사라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일본에는 이 외에도 오래된 기업들이 많다. 1000년 이상 된 기업이 7개, 200년 이상이 3000개, 100년 넘은 기업이 1만 5000개(개인 자영업을 포함하면 5만 개)에 달한다고 한다. 일본인 특유의 신중함과 대대로 이어진 장인정신 때문인 듯하다. 독일이나 네델란드 같은 유럽에도 몇백 년 된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이해 비해 한국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1위 두산(설립년도 1896)에 이어 동화약품(1897), 몽고식품(1905), 광장(1911), 보진재(1912), 성창기업(1916)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조선 말기의 쇄국정책, 일제 강점, 한국전쟁 등이 원인이겠지만 케케묵은 사농공상 문화 탓도 크지 싶다.

    생물 면역시스템의 6가지 특징

    기업의 경쟁력이 국부를 좌우하는 시대다. 기업이 버는 돈은 직원의 월급이 되고, 그게 시장에 풀려 경제(소비지출)와 국가(조세)가 움직인다. 미우니 고우니 해도 태극 마크를 단 우리 기업들이 100년, 200년 잘 버텨줘야 하는 이유다. 허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시니어 파트너인 마틴 리브스의 말에서 힌트를 찾아보자. 그는 살아있는 생명체의 면역 시스템에서 터득한 100년 장수기업의 비법을 얘기한다.

    생물의 면역 시스템은 6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림프구와 백혈구 같은 면역 세포를 미리 수백만 개씩 만들어 놓고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비한다(잉여, redundancy). 둘째, 백혈구뿐 아니라 B세포, T세포, 자연살해세포, 항체 등 다양한 세포들을 구비해 놓고 상황에 맞게 조합해서 대처한다(다양성, diversity). 셋째, 표면 방어막인 피부, 빠르게 반응하는 선천 면역계, 특정 목표에 특화된 적응면역계 등 모듈로 설계돼 있어 한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부분이 대신한다(모듈화, modularity). 넷째, 사전에 겪어보지 못한 낯선 위협에 대해서도 적절히 맞춤 항체를 만들어 낸다(적응성, adaptation). 다섯째, 아무리 작은 위협도 미리 감지해 내고 한번 겪은 위협들은 나중을 위해 꼼꼼히 기록한다(신중, prudence). 마지막으로, 독립적으로 작동하기보다 신체라는 더 큰 시스템에 내장되어 신체의 다른 부분들과 조화를 이루며 기능한다(착근성, embe ddedness).

    보통 사업을 한다고 하면 일종의 ‘기계적인’ 사고방식을 떠올리게 된다. 목표를 정하고 문제를 분석한 다음 계획을 수립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해서 최고의 성과를 내자는 식이다. 물론 좋다. 특히 비교적 안정된 환경에서 단순한 문제를 다룰 때는 이런 사고방식이 아주 유용하고 효과적이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 글로벌화와 정보기술(IT)의 발달로 비즈니스 환경이 매우 유동적이고 예측할 수 없게 바뀌었다. 미국 상장 기업들의 기대 수명은 30년에 못 미치고, 멀쩡했던 회사가 5년 후에 사라질 확률도 32%나 된다고 한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단기적 효율성 너머의 그 무엇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면역체계가 가르쳐주는 6가지 원칙에 근거한 ‘생물학적’ 사고방식이다.

    얼핏, 생물의 면역 시스템은 복잡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계획성이 약하고 낭비적이며 과잉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이런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목표를 향해 공을 던지는 것보다 길들인 새를 풀어 날리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말이다. 공은 목표를 향해 최단거리로 날아가지만 갑자기 바람이 불거나 장애물이 나타나면 속수무책이다. 이럴 때는 비록 시간이 더디더라도 주변 상황에 맞춰 날아가는 새가 더 효과적이다. 로마 제국이나 가톨릭 교회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생물학적으로 사고하라

    2012년 1월, 화학필름의 대명사였던 코닥이 파산했다. 이상한 것은 같은 시기, 같은 제품에, 똑같이 디지털 기술의 압박을 받았던 후지필름은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후지는 화학, 재료공학, 광학 분야의 기존 지식을 가지고 화장품부터 의약품, 의료 시스템, 바이오 물질까지 여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이중 몇몇 분야에서는 실패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생존과 성공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 놓은 것이다. 신중함, 다양성, 적응성의 원칙이 후지를 살렸다.

    1997년 2월, 거의 모든 도요타 차량에 장착되던 P밸브(브레이크용 부품)를 생산하던 아이신 세이키 공장이 화재로 전소했다. 도요타도 자동차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놀라운 것은 시장의 우려(그리고 경쟁사들의 표정관리) 속에서 도요타가 단 5일 만에 생산을 재개했다는 점이다. 부품 공급망 내의 업체들과의 협조로 최단 시간 내 설계 도면을 공유하고 대체 생산 라인을 확보해 낸 것이다. 모듈화된 공급망, 통합된 체계로의 착근성, 공급부족을 메운 잉여 능력이 도요타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었다.

    1849년에 설립된 프랑스의 에실로는 안경렌즈 업계의 선두 주자이다. 오랜 세월 여러 파괴적 신기술의 도래에도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이득을 내며 성장하는 점이 놀랍다. 에실로는 경쟁 환경을 면밀히 조사해 혁신적인 신기술 후보들을 추려낸다. 그리고 경쟁사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자체 개발을 감행한다. 개발이 실패하거나 신기술이 제 살을 깎아먹을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이다. 신중함과 적응성의 원리가 에실로의 160여 년 역사를 설명해 준다.

    모든 스타트업들은 자연스럽게 생물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환경을 자기 마음대로 바꿀 만한 자원과 힘이 없고, 변화 충격을 완화해 줄 만큼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도 처음에는 이렇게 시작하지만, 중간 성장 과정 어딘가에서 생물학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능력을 잃어버린다. 단기 성과에 매몰되면서 점차 관료화되어 가는 것이다. 장사 하루 이틀 하고 말 것이 아니라면 단기적 효율 못지 않게 장기적 안정성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에 맞는 지배구조, 리더십,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지금과 같이 시계(視界) 제로의 상황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얼마 전 국회 청문회장에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총수들이 한꺼번에 증인으로 호출된 적이 있다. 현장에 일렬로 앉아계신 총수들도, TV 생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마음이 매한가지였을 것이다. 어긋날 착(錯) 섞일 잡(雜), 착잡(錯雜)이다. 사전에 보면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뒤섞여 어수선하다’는 뜻이라고 나온다. 재단 출연금의 대가성 여부는 국회나 법원에서 판단하겠지만 또 다른 궁금증이 든다. 과연 TV에 비취진 9개 기업 중 100년을 채울 기업이 몇 개나 될까. 미래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미국 통계를 참고해 보면 반타작도 어려울 수 있다. 앞으로도 정경유착의 짐(혹은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확률은 더 우울한 쪽으로 기울고 만다. 해당 기업과 협력업체의 임직원들, 그 가족들, 인근 지역상인들의 운명을 떠올리면 머리가 아득해진다.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우리 기업들의 만수무강을 간절히 기원한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2016.12.26)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4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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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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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프리즘] 지금 상황에서 중국이 무섭다

    • 날짜2016.12.02
    • 글쓴이김창도

    중국의 공급과잉 공습이 무서웠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경제성장률이 급락하자 중국 중앙정부는 4조위안(약 660조원)에 이르는 경기 부양책을 들고 나왔고 지방정부는 경쟁적으로 설비투자를 했다. 이후 몇 년간 경제성장 목표는 달성했으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의 후유증은 공급과잉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철강·시멘트ㆍ전해 알루미늄 등 중국의 공급과잉 산업의 설비가동률은 80%미만으로 떨어졌고 이러한 현상은 풍력발전 등 신흥전략산업에도 확산되는 추세다.
     
    자국 시장에서 버티기 어려운 중국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고 인접해 있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다. 2014년 한국에 들어온 중국 철강재는 전년대비 35% 급증한 1341만t에 이르렀다. 올해 1~10월은 8.2% 증가한 1246만t을 기록했다. 중국의 철강재는 이제 한국의 고급재 시장까지 치고 들어온다.

    중국의 공급과잉이 한국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이던 동남아도 이미 중국에 잠식당했다. 2014년 아세안 주요 4개국(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로 2010년 대비 4.7%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중국은 과거 해상·육상 실크로드의 영광을 재현할 '일대일로' 비전을 제시했는데 동남아를 전략적 지역으로 보고 과잉설비를 이전할 목적도 갖고 있다. 

    지금은 중국기업의 대외확장이 더 무섭다. 중국기업의 기술과 경쟁력은 우리의 턱 밑가지 쫓아왔다. 우주항공과 고속철 분야는 우리보다 앞섰고 이제 반도체·전자 등에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그 동안 기술력과 품질을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잘 나가던 우리 기업들이 지금은 현지 기업에 밀려 고전한다.  

    심각한 것은 경쟁력을 쌓은 중국기업들이 해외로 적극 진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와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올해 1~10월 금융부문을 제외하고 중국이 해외에 직접투자한 금액은 1460억달러(전년 동기 대비 53% 급증)로 같은 기간 유치한 FDI(1039억달러) 보다 많다. 중국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들까지 마구 사들이고 있다. 이에 이들 정부가 직접 나서서 중국기업의 공격적 인수에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은 동남아, 중동, 중앙아시아 등 일대일로 주변국에 대한 진출도 가속화한다.

    앞으로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의 대응이 더욱 무섭다. 지난달 8일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 지정, 불법보조금 제재 등 강경 대응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에 중국도 미국제품 수입 제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으로 반발할 것으로 보여 갈등이 예상된다. 트럼프가 중국에서 목적한 바를 얻지 못하면 결국은 북한의 핵 등을 갖고 중국을 더욱 압박할 것이고 중국은 우리의 대 중국 경제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카드로 활용해 대응할 것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한국의 대 중국 수출비중은 전체의 24.9%를 차지해 최대다(대미 수출 비중 13.5%, 2위). 이제 우리는 미중 갈등에 어쩔 수 없이 말려든다. 이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문제로 미국과 중국 및 한국이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바뀌면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더 불안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방법이 별로 없는 점이 제일 무섭다. 특히 이를 헤처나갈 국가의 리더십과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 것이 두렵다. 지금 한국의 정치와 경제 및 기업은 온갖 게이트에 휩싸여 휘청대고 있다. 깨어있는 사람들이라도 빨리 힘을 모아 외부로부터 오는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출처: 아시아경제 (2016.11.4)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110313181139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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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
    • 산업일반

    [테드 플러스] 물체가 기억하는 소리

    • 날짜2016.11.30
    • 글쓴이박용삼

    지난 수 세기 동안 현미경은 우리 삶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너무 작아서 육안으로는 관찰이 불가능했던 사물·생명체·구조물의 미시적 세계를 우리 앞에 보여주었던 것이다. 21세기 과학기술 문명의 상당 부분은 현미경 덕분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90년에 배율 10배인 현미경이 처음 등장한 이래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온 현미경이 이제 또 한번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특기할 점은 지금까지의 발전 경로와 원리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미국 MIT에서 컴퓨터·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마이클 루빈스타인(Michael Rubinstein)은 마이크로소프트, 퀀타 리서치와 공동 개발한 새로운 형태의 진화된 현미경을 보여준다. 이 현미경은 일반 현미경처럼 광학렌즈를 쓰는 대신 비디오 카메라와 영상처리 기술을 이용한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기존 현미경과 같다. 하지만 볼 수 없던 것을 보게 하고, 들을 수 없던 것을 듣게 해 준다는 점에서는 기존 현미경을 훌쩍 뛰어 넘는다. 일명 ‘모션 현미경’(motion microscope)이다.

    디지털 기술이 만든 마법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 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 팔짱을 낀 채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된 후 조사실 창문에 종이가 붙여져 있다. 조사실 내에 있는 물체를 멀리서 동영상으로 찍었다면 ‘시작 마이크’로 거기서 오간 대화를 복원할 수 있다.







    사람의 피부는 혈액의 흐름에 따라 아주 미세하게 붉은색에서 흰색으로 색깔이 바뀐다. 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거의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사람의 얼굴을 동영상으로 찍고, 얼굴에 나타나는 미세한 색의 변화를 전용 프로그램으로 탐지해 낸 후, 이 차이를 100배 정도 증폭시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심장 박동에 따라 얼굴 색깔이 흰색-빨간색으로 변하는 것을 확연히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영상의 모든 픽셀에 기록되어 있는 색상 측정값을 여타 노이즈 신호와 구분해서 정확히 골라내는 것이다. 고도의 영상처리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 다음은 색상 신호를 증폭하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단지 색상 변화 양상뿐 아니라 변화 속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 실제로 TED 강연에서 시연된 화면을 보면 맥박이나 심장박동 속도를 측정하고, 얼굴에 혈액이 흐르는 양상까지 확인 가능하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웬만한 비디오 카메라로 찍은 영상만 있으면 된다.

    모션 현미경의 응용 분야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 심박수를 비롯해 심장 운동 패턴, 근육 움직임, 장운동, 혈액 순환 등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X-ray, 초음파, CT, MRI 등 다양한 진단장비에 모션 현미경 기술을 적용하면 좀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할 것이다. 범죄 수사에서 피의자가 하는 말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데도 유용하다. 얼굴 표정, 눈동자, 몸짓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해서 분석하면 호흡, 혈압, 맥박, 땀 등 생리적 정보에 기초한 기존의 거짓말 탐지기를 크게 보완할 수 있다. 또 엔진의 진동처럼 기계의 미세한 움직임도 확대, 분석해서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고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건물과 구조물이 바람이나 지진에 흔들리는 정도를 측정해서 구조 설계나 유지 보수에 활용할 수도 있다.

    이게 끝이 아니다. 급기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의 대화 내용도 포착할 수 있다. 원리 자체는 간단하다. 대화를 나눌 때 음파는 주변 사물과 부딪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진동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노래하는 사람 옆에 놓인 와인 잔의 움직임을 250배로 확대해 보면 잔이 소리에 맞춰 진동하고 공명하는 모습을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이 과정을 역으로 적용해서 주변 물체의 진동을 촬영한 후 증폭, 분석해 내면 원래의 대화를 재생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일상의 모든 물건이 일종의 마이크가 된다.

    MIT 연구팀은 탁자 위에 빈 과자봉지 하나를 놓고, 그 옆에서 노래를 틀었다(연구팀이 선택한 노래는 1877년에 토마스 에디슨이 자신의 축음기에 처음으로 녹음했던 ‘Mary Had a Little Lamb’이다). 노래를 튼 후 과자 봉지를 15피트(약 4.5m) 떨어진 비디오 카메라로 (소리를 제외한 영상만) 고속 촬영했다. 영상에는 음파로 인한 과자봉지의 미세한 떨림이 기록되었고, 이것을 분석해서 원래 노래를 거의 근접하게 복구해 낼 수 있었다. 과자봉지를 겨우 1 마이크로미터(1mm의 1000분의 1) 정도만 움직이려고 해도 엄청나게 큰 소리가 필요하다고 하니, 보통 볼륨의 노래라면 비디오 분석이 얼마나 정교해야 할지를 짐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비디오 신호로부터 오디오 신호를 추출해내는 장치에 ‘시각 마이크(visual microphone)’라는 이름을 붙였다. 과자봉지 외에 다른 물체, 예를 들면 화분에 심은 식물로부터도 소리를 복원할 수 있고, 당연히 노래뿐 아니라 말소리도 복원 가능하다. 말하는 사람들 옆에 조금이라도 진동하는 물체가 있고, 그 물체가 CCTV에 녹화가 되어 있다면, 사실상 그들의 대화는 해당 물체(정확히는 물체가 찍힌 영상)에 녹음이 되는 것이다. 그 CCTV 영상을 거꾸로 해독하기만 하면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를 언제라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전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 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 팔짱을 낀 채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맞은편 수사관들은 기립자세로 손을 모은 채 서 있는 모습이다. 이 사진은 국내 모 일간지의 객원 사진기자가 서울지검 사옥에서 직선 거리로 350m 떨어진 한 건물 옥상에서 600mm 망원렌즈에 2배율 텔레컨버터를 끼우고 찍은 것이라고 한다. ‘봐주기 수사’ 논란에 휩싸인 검찰은 해당 사진은 조사 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장면이라고 해명했으나, 피고발인 신분인 (검찰 출신) 전임 수석의 여유로운 모습에 여론은 분노로 들끓었다(특종 사진을 찍은 사진기자가 객원 꼬리표를 떼고 즉시 정기자로 발탁되었다고 하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시각 마이크’의 시대, 더 이상 비밀은 없다

    사실 사진 한 장만 가지고 팩트를 확인하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정말 어쩌다 우연히 그런 이상한 장면이 찍힌 건지도 모른다. 무의식 중에 사람의 감정, 표정, 동작은 시시각각으로 변할 수 있으니 말이다. 진위를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진이 찍힌 그 순간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시무시한 검찰 조사실을 무단으로 도청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방법은 딱 한가지, ‘시각 마이크’이다. 조사실 내에 있는 물체를 멀리서 동영상으로 찍기만 하면 된다. 영상 속의 컵, 화분, 휴지통, 과자 봉지는 그들의 대화를 고이 기억했다가 언젠가 우리에게 다시 들려줄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이제 눈으로도 듣는 시대가 왔다. 높은 자리에 계신 분들, 입 단속에 더욱 신경쓰셔야 한다. 이너서클의 심오한 비밀을 끝까지 지키고 싶으시다면 말이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2016.12.05)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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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드 플러스] 당근과 채찍이 능사 아니다

    • 날짜2016.11.15
    • 글쓴이박용삼

    당근과 채찍(Carrot&Stick). 고집 센 당나귀를 움직이게 하려고 눈앞에는 당근을 매달고 뒤로는 채찍을 휘둘렀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당연히 당근은 보상을, 채찍은 처벌을 말한다. 1942년에 미국의 심리학자 크레스피(Leo Crespi)는 일의 능률을 올리려면 당근과 채찍의 강도가 세져야 함을 실험으로 입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크레스피 효과’라는 말도 생겼다. 학교든 회사든, 공공이든 민간이든 우리는 지금 당근과 채찍으로 짜인 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당근과 채찍은 항상 효과적일까? 앨 고어의 스피치 라이터였고 지금은 경력관리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 중인 댄 핑크(Dan Pink)는 당근과 채찍이라는 전통적인 동기부여 수단에 의문을 제기한다. 행동과학 분야에 ‘촛불 문제(candle problem)’라는 것이 있다. 피실험자에게 초 한 자루와 성냥, 그리고 압정이 담긴 상자를 준다. 그리고 초에 불을 붙이고 이 촛불을 벽에 붙여 보라고 한다. 단 촛농이 바닥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글을 더 읽기 전에 독자들도 한번 고민해 보시라). 언뜻 떠오르는 방법은 압정으로 초를 벽에 붙이는 것이다. 하지만 초가 두꺼워 압정으로 고정하기가 쉽지 않다. 어떤 사람들은 성냥으로 초의 옆을 녹여 벽에 붙여 보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간신히 붙인다 해도 촛농이 흘러내리는 것을 어쩌지 못한다. 결국 5분에서 10분 정도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나서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법을 찾아낸다(독자들도 방법을 찾으셨기를 바란다).

    압정이 담겨 있던 상자를 비우고 그 위에 촛불을 세운 후, 압정으로 상자를 벽에 고정하면 된다. 보통의 경우 상자를 보면 그저 압정을 담아 두기 위한 용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처럼 촛불을 세워 놓는 다른 기능으로 사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풀려면 기능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관건이다. 촛불 문제는 원래 1945년도에 심리학자 칼 더커(Karl Duncker)가 고안했던 것인데,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에서는 촛불 문제를 이용해서 동기부여 효과를 실험했다. 우선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그냥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보상을 제시했다. 가장 빨리 문제를 푼 사람에게는 20달러, 상위 25% 이내로 빨리 푸는 사람들에게는 5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어느 그룹이 얼마나 빨리 문제를 풀었을까? 상식적으로는 금전적 보상을 약속 받은 두 번째 그룹이 눈에 불을 켜고 더 빨리 풀었을 것 같다. 하지만 놀랍게도 두 번째 그룹이 3.5분이 더 걸렸다고 한다. 이 실험은 거의 40년 동안 재현돼왔는데 결과는 늘 마찬가지였다.

    보상이 시야 좁히고 창의성 발휘 막을 수도
     








    ▎촛불 문제(candle problem)(왼쪽)와 그 해법.







    실험 방식을 약간 바꿔 보았다. 다른 조건은 동일한데 이번에는 압정을 상자에 넣어놓지 않고 책상 위에 쏟아 놓았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인센티브를 받은 그룹이 다른 그룹을 완전히 압도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차이가 나는 것일까? 보상은 본질적으로 집중력을 높이지만 그 반대급부로 시야를 좁히게 된다. 따라서 압정들을 박스에 넣어놓지 않고 쏟아 놓은 두 번째 촛불 문제에서처럼 작업이 단순할수록 아주 효과적이다. 하지만 박스에 압정이 담겨 있으면 해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문제 해결을 위해 좀더 넒은 시각의 창의성이 필요하게 된다. 이런 경우 보상은 우리의 시야를 좁히고 생각을 굳게 만들어서 창의성 발휘를 제한하는 것이다.

    동기유발에는 외적 요인과 내적 요인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시하는 비즈니스 운영체계, 즉 어떻게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인재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고는 기본적으로 당근과 채찍이라는 외적 동기부여 요인에 편향돼 있다. 이것은 과거 20세기 때의 단순 작업에는 적합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반복적이고, 규칙 기반의, 좌뇌를 쓰는 작업들(일부 회계, 재무분석, 프로그래밍 등)은 이제 아웃소싱하거나 자동화되고 있고, 조만간 인공지능에 의해 더 잠식될 것이 분명하다. 이와 달리 빠르고 복잡하고 불확실한 21세기의 업무들에는 우뇌를 쓰는 창의적이고 복잡하며 개념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이런 경우에는 보상과 처벌이라는 기계적인 방법은 효과가 없다. 오히려 역효과만 낼 뿐이다.

    영국 정경대(LSE)에서는 성과주의(pay-for-performance plans)를 도입한 51개 기업의 사례를 조사했는데, 결론은 경제적 인센티브가 전체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진정으로 21세기 식의 개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높은 성과를 보이고자 한다면, 더 달콤한 당근으로 유혹하거나 더 가혹한 처벌로 위협하는 등의 잘못된 결정을 피해야 한다. 이제는 내적 동기부여에 집중해야 한다. 자신이 좋아서 혹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댄 핑크는 특히 주도성(autonomy), 전문성(mastery), 그리고 목적성(purpose)이 새로운 비즈니스 운영방식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도성은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싶어하는 욕망, 전문성은 좀 더 잘 하고자 하는 욕망, 목적성은 뭔가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을 하고 싶은 욕망을 말한다.

    호주의 촉망받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아틀라시안(Atlassian)은 1년에 몇 번, 회사의 엔지니어들에게 24시간 동안 정규 업무 이외의 무슨 일이든 찾아 하도록 시켰다. 그리고 하루 동안 자신이 재미삼아 한 일을 팀 동료들에게 자랑하고 서로 어울려 맥주를 마시는 시간을 할애했다.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그 하루 동안 그런 활동이 없었으면 결코 나올 수 없었을 엄청나게 많은 소프트웨어 버그 수정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했다고 한다. 지금 아틀라시안은 이러한 자유(?) 시간을 전체 일과 시간의 20%로 끌어올렸다(구글은 오래 전부터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한 해 신제품의 절반 정도가 이 20%의 시간에서 만들어진다).

    이보다 더 급진적인 것도 있다. ‘결과만 내면 되는 작업 환경(ROWE, Results Only Work Environment)’이라는 것인데, 작업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꼭 회사에 있을 필요도 없고, 아예 나오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그저 자기가 맡은 일만 완수하면 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는 전적으로 작업자 마음이다. 미국 몇몇 기업들이 택하고 있는 이 ROWE 제도는 놀랍게도 생산성·몰입도·만족도를 높였고, 이직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고 한다.

    1990년대 중반에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엔카르타(Encarta)라는 이름의 전자 백과사전 제작에 착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답게 돈도 많이 들였고, 작업자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도 주었으며, 또 예산과 시간도 철저하게 관리했다. 하지만 지금 엔카르타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과 몇 년 후에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그저 재미 삼아 여러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서 만든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에게 무참히 무너졌기 때문이다.

    주도성·전문성·목적성 자극해야

    공자가 그랬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뭔 말이냐 하면 자기가 좋아서 즐기며 하는 사람을 아무도 못 당하다는 거다. 정녕 그러하다. 공자도 상상 못했을 지금과 같은 고도화된 시대에 ‘~를 하면 ~를 주겠다(If-then)’ 식의 보상체계는 진부하다 못해 원시적이다. 성과주의가 대세인 지금, 어떤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또 어떤 보상을 줄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고민과 연구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당근에 환호하고 채찍에 몸을 떠는 그런 당나귀가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2016.11.07)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3981

    키워드: 동기부여, 창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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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드 플러스] 꿈의 나라 vs 공포의 나라

    • 날짜2016.11.07
    • 글쓴이박용삼

    흔히 미국을 ‘인종의 용광로’라고 한다. 대개 좋은 의미로 쓰이지만 최근에는 꼭 그렇지 만은 아닌 듯싶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본토를 타깃으로 한 최악의 테러가 발생한 이후 미국에서는 인종과 종교를 둘러싼 갈등이 수시로 표출되고 있다. 인도 태생의 작가이자 뉴욕타임스 컬럼니스트인 아난드 기리드하라다스(Anand Giridharadas)는 9·11 테러 며칠 후 미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얘기한다. 그 속에는 지치고 일그러진 미국의 맨 얼굴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같은 땅에 존재하는 두 개의 미국, 꿈의 공화국과 공포의 공화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1. 피해자의 삶: 방글라데시에서 공군 장교였던 라이수딘 부이얀(Raisuddin Bhuiyan)은 새로운 삶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왔다. 평소에 관심 있던 정보통신 강좌도 듣고, 또 결혼식 비용까지 마련해야 해서 그는 텍사스 주 달라스의 작은 마트에서 밤늦게까지 일해야 했다. 9·11 테러가 발생한 지 열흘쯤 지난 어느 날 밤, 만(卍)자 문신을 새긴 백인 남자가 산탄총을 들고 마트에 뛰어들었다. 대처 방법을 알고 있던 라이수딘은 두말 않고 현찰을 계산대 위에 올려 놓았다. 하지만 남자는 돈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너 어느 나라에서 왔어?”라며 소리를 질렀다. “뭐라구요(Excuse me)?”라고 되묻는 라이수딘의 목소리에는 이민자의 억양이 강하게 묻어 나왔다. 그 순간 남자의 총에서 발사된 수십 발의 산탄 총알이 그대로 라이수딘의 얼굴에 박혔다. 피범벅이 된 얼굴을 감싸 쥐고 계산대 뒤로 쓰러진 라이수딘. 하지만 신의 가호가 있었던지 간신히 목숨은 건 질 수 있었다. 그 이후의 삶은 처절한 가시밭길이었다. 그는 오른쪽 눈을 잃었고, 결혼을 약속했던 약혼녀도 그의 곁을 떠났다. 집주인이었던 마트 주인은 그를 거리로 내쫓았고, 병원은 입원 하루 만에 보험이 없다는 이유로 매몰차게 그를 쫓아냈다. 그에게 남겨진 것은 6만 달러의 병원비뿐. 방글라데시의 가족들은 그에게 돌아오라고 애원했지만, 라이수딘은 그럴 수 없었다. 못다 이룬 꿈 때문이었다. 상처가 아물자마자 그는 새로이 텔레마케팅 일을 시작했고, 그 다음엔 더 수입이 좋은 식당에서 웨이터로 일했다. 억척같이 일한 덕분에 최고의 웨이터로 인정을 받고 차곡차곡 돈도 모을 수 있었다. 그러다 한 IT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조금씩 실력을 쌓았고, 마침내 달라스의 일류 기술 회사에 억대 연봉을 받고 채용될 수 있었다.

    #2. 가해자의 삶: 미국에서 태어난 마크 스트로맨(Mark Stroman)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도 다른 많은 미국 젊은이들처럼 나쁜 부모, 나쁜 학교, 나쁜 감옥을 거치면서 서서히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수염도 나기 전에 체포되어 처음에는 소년원에 갔고, 어른이 되어서는 감옥을 들락거렸다. 그는 전형적인 백인 우월주의자가 되어 갔고 화풀이 대상을 찾아 헤맸다. 그러다 9·11 테러가 터진 것이다. 그는 애꿎은 무슬림 세 명에게 복수의 총질을 해 댄 혐의로 붙잡혀 사형을 선고 받았다(총을 맞은 세 명 중 단 한 명, 라이수딘만 살아남았다).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을 기다리면서 스트로맨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평온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그의 인생을 좌우해온 증오에서 차츰 벗어날 수 있었고, 목사와 기자, 유럽의 펜팔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게 되었다. 그는 몸에 문신을 새긴 것을, 또 죄 없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마음 속에 신(神)을 받아들였다.

    #3. 용서와 사과: 사건이 일어난 지 8년 후인 2009년 어느 날, 메카로 순례 여행을 떠난 라이수딘은 문득 오래 전 신께 한 맹세를 떠올렸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 죽음을 예감하면서 그는 만일 자신에게 두 번째 삶이 주어진다면 인류를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고 알라신과 약속했던 것이다. 그는 이제 그 약속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느꼈다. 그가 택한 방식은 이슬람과 서방의 끝나지 않는 복수극을 중재하는 것이었다. 그는 즉시 텍사스 주지사에게 편지를 써서 스트로맨의 사형 집행을 재고해 줄 것을 탄원했다. 2011년 7월, 라이수딘이 배심원들 앞에서 스트로맨의 구명을 눈물로 호소한 바로 그날, 두 남자는 생에 두 번째이자 마지막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라이수딘: “마크, 제가 신에게 기도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저는 당신을 용서하고 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한번도 미워한 적 없어요.”

    스트로맨: “당신은 대단한 분입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드립니다. 형제여, 당신을 사랑합니다.” 스트로맨이 사형당한 후 라이수딘은 스트로맨의 맏딸을 찾아 “너는 비록 아버지를 잃었지만 삼촌을 얻었단다”라며 경제적 도움을 제안했다고 한다.

    미국은 산업화된 시대에 가장 성공한 국가이면서 가장 실패한 국가이기도 하다. 극단적인 빈부 격차에 종교와 인종의 갈등이 뒤엉켜 있다. 9·11 테러가 있던 2011년, 텍사스의 작은 마트에서 충돌한 것은 두 남자가 아니라 두 개의 미국이다. 여전히 희망을 품고 내일을 향해 전진하는 미국과 불안과 증오에 사로잡혀 편협한 인종주의로 물러앉은 미국 말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도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2007년 100만 명, 2016년 200만 명을 거쳐 향후 5년 내에 300만 명을 넘어 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귀화한 외국인(통계상 내국인)은 제외한 수치인데도 그렇다. 지금까지 단군의 자손임을 너무 강조해서 그런지 우리는 다문화(multi-culture) 혹은 다양성(diversity)에 대해 준비할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어느 순간 성큼 다가온 다문화 시대가 우리에게 축복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순전히 우리 노력 여하에 달렸다.

    가장 먼저 이방인을 대하는 우리 자세부터 돌아봤으면 한다. 만에 하나 피부색이나 언어, 출신지에 따라 눈빛과 태도를 달리해 왔던 건 아닌지 말이다. 다양성에 대한 기초 준비가 필요하신 분들께 JTBC의 [비정상회담]을 권한다. 세계 각국 젊은이들의 거침없는 입담 속에서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배타적이었는지, 또 얼마나 착각 속에 빠져 살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 비정상회담의 어록 몇 개 옮겨본다. ‘한국인들은 자신만의 색을 내기보다 서로 엮이려고만 한다’ ‘가난한 나라에 대한 차별이 심하고, 양보와 배려에 인색하다’ ‘김영란법 같은 법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이 놀랍다’. 흠, 역시 쓰다. 내친 김에 가벼운 걸로 세 개만 더. ‘한국에서 명절 좋아하는 사람 만나본 적 없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가르치려고 한다’ ‘시험 하나 때문에 인생이 바뀌는 건 말이 안 된다’.

    출처: 이코노미스트 (2016.11.07)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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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나프리즘] 고급인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중국

    • 날짜2016.11.04
    • 글쓴이김창도

    지난해 10월 개봉한 영화 ‘마션’은 화성 탐사 중 사고로 홀로 남겨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한 대원을 구출하는 내용이다. 미국이 급조한 보급물자 공급용 로켓이 폭발하면서 구조가 불가능했는데 마침 중국이 비밀리에 준비한 로켓을 제공해 결국 구출에 성공한다. 중국의 우주기술은 세계에서 실력을 인정받는다. 지난달 17일 중국은 우주인 두 명을 태운 선저우 11호 발사에 성공했다. 이들은 우주에서 33일간 체류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미 2003년 선저우5호로 사람을 우주에 보냈고 2011년에는 우주정거장(톈궁1호)과 우주선(선저우8호)의 도킹 미션에도 성공했다.

    중국의 우주개발은 미국에서 교육받고 돌아온 한 사람에서 시작했다. '중국 로켓의 아버지'라는 첸쉐썬(錢學森, 1911~2009)이다. 첸은 1935년 미국에 건너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석사를,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로켓 전문가로 커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미국 정부의 국방과학기술자문위 로켓 부문장까지 맡았다. 그러나 1950년 첸은 공산주의 혐의로 미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가택연금을 당했다. 이때 첸은 중국으로 돌아갈 마음을 굳혔다.  

    중국 공산당 정부도 첸의 가치를 알고 미국 정부와 협상을 벌여 한국전쟁 때 포로로 잡은 미군 전투기 조종사 10여명을 풀어주고 첸을 얻는다. 이런 일화가 있다. 당시 미 해군 참모차장이 "첸쉐썬은 5개 사단의 전투력과 같다. 미국을 떠나려 한다면 죽이는 게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1955년 중국으로 돌아간 첸은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첸이 15년 내에 중국도 인공위성을 띄울 수 있다고 하자 중국 정부는 첸에게 전권을 주고 로켓, 인공위성 개발을 진두지휘하게 했다. 요청하는 투자와 인력은 모두 지원했다. 첸은 약속을 지켰고 중국의 '1인계획'은 대성공을 거뒀다.  

    중국 정부의 고급인력 확보 노력은 우주 기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1978년 중국정부는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국가 경쟁력 강화에서 인재를 핵심요인으로 보고 고급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우선 초등학교에서 대학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수한 학생은 공청단과 공산당 조직부에서 관리 대상으로 정하고 공산당원으로 흡수했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면 정부, 기업 및 단체에서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 양성됐다.

    중국 정부는 1994년 '백인계획'을 통해 선발된 학자들에게 연구비를 대폭 지원했다. 이들을 학술계의 리더로 육성하려는 목적이었다. 2008년에는 '고급해외인재유치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5~10년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세계적 수준의 학자와 교수 1000명을 유치한다는 '천인계획'을 수립했다. 4년 만에 1500명이 넘는 고급인력을 유치했다.

    중국 정부는 인재를 유치하는 데 임금과 수당·연구비에서 파격적인 지원을 한다. 실적에 따라 선물 옵션, 주식, 기업연금 등 혜택도 제공한다. 또한 세금 감면, 경비 보조 등 특별 자금을 지원한다. 이외 의료 및 사회보장 제공, 양육·교육 지원, 배우자 취업 알선, 그린카드 발급과 주택 무상 제공 등 복지 측면에서도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11년~2015년 중국이 영입한 외국인 전문가는 300만명에 이른다. 

    앞으로도 중국은 고급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 것이다. 특히 중국 경제가 과거 양적 성장에서 지금의 질적 발전으로 전환하면서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고급 인력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어쩌면 한국의 전 업종의 최고 인재들은 모두 중국의 영입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우리의 고급인력이 유출될 수 있는 만큼 잘 대응해야 한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출처: 아시아경제 (2016.11.4)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110313181139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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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영 트렌드] 인공지능은 경영자를 대체할 것인가

    • 날짜2016.10.25
    • 글쓴이김훈태

    [신경영 트렌드] 인공지능은 경영자를 대체할 것인가

    알파고가 이세돌 구단을 이긴 직후부터 미국과 일본에서는 인공지능이 경영자를 대체할 수는 없을까라는 주제를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지금 당장 경영자를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인간보다 나은 인공지능 CEO가 출현할 가능성을 점치는 가운데 머지않아 경영위원회의 위원 중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닌가라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대부인 대니얼 카너먼은 지난 4월 미국 와튼스쿨이 개최한 컨퍼런스에 참여해 “최고경영자도 언젠가는 멸종위기종 리스트에 올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인간 CEO와 기계 CEO를 두고 내기를 건다면 당연히 기계에 돈을 걸어야 한다”면서 “전문가의 판단이 지적으로 설계된 인공지능보다 우월하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승리하는 이유는 인간과 달리 소음(Noise)¹?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음은 신호와 달리 예측할 수 없는 무작위적인 요인으로 인간이 합리적이지 않은 결정을 내리도록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미국 국방부는 2012년 미군 사망자들을 조사한 결과 자살한 군인수가 349명으로 교전 중 전사한 313명보다 많다고 밝혔다. 일반인으로 확대해 봐도 타살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자살로 사망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그렇지만 미국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면 절대다수가 “자살보다 타살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고 답한다. 왜 이런 오류가 생기는 것일까. 
    뉴스에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참상, 끔찍한 살인사건등 강력 범죄가 훨씬 많이 보도되기 때문이다. 이런 뉴스들이 소음이라고 할 수 있다.

    최고경영자라는 직업도 소멸 대상
    인공지능은 확보한 데이터의 양만큼 정확한 의사결정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경험(데이터)한 만큼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가질 수 있다. 결국 경험치(데이터)가 능력인데 궁극적으로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 때문에 인공지능이 더 우월하며 어떻게 인공지능과 살아갈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카너먼의 주장이다.
    만약 알파고가 더 발전해 CEO보다 뛰어난 능력을 발휘, 사업적 판단이 가능한 인공지능으로까지 발전한다면 어떻게 될까. “경영 의사결정이나 의료 진단과 같은 복잡한 일도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들게 되면 인간의 판단 능력은 점차 취약해 질 것이다”라고 카너먼은 말했다. “인공지능만 있으면 CEO보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어 조직 내 권력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기계가 개발되도록 기존 인간 경영자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즉 어느 미래에 인간 CEO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 CEO가 가능하겠지만 인간 CEO는 그것을 수용하지 않거나 미리 차단할 것이라는 말이다.

    CEO의 변화 대응력은 대체 불가능
    포춘의 지난 8월 기사에 따르면 로이 헤셀이라는 미국의 한 CEO는 카너먼과는 다른 주장을 내놨다. 알고리즘이나 인공지능은 인간 CEO가 고민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헤셀은 전 세계에 걸쳐 약 1000명의 직원을 고용한 온·오프라인 광학회사를 운영한다. 
    어느 날 저녁식사 자리에서 그는 외과의사 친구에게 “의사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직업이지만 머지않아 로봇으로 대체될 걸세. 이미 무인 트럭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가상 직원이 콜센터의 인간을 대체하고 있어서 수술실도 기계들의 차지가 될 걸세”라고 말했다.
    그러자 의사 친구는 “그럼 CEO라는 직업은 특별한가”라고 되물었다. “로봇이 CEO를 대체할 수 없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라는 친구의 질문 때문에 그는 인공지능이 자신의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라고 자문해 보았다. 고민한 결과 그는 CEO의 핵심 역할인 다음 세 가지를 인공지능인 기계가 수행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첫째, 기술적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이다. 영리한 CEO는 자신의 분야 및 인접 분야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정확히 포착한다... 
     
    (htkim77@posri.re.kr) 2016-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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