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금속은 탄성한계가 있어 한계치 이상의 힘을 가해 변형시키면 원래 형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런데 일정한 온도에서 형상을 기억시키면 그 온도 보다 높거나 낮은 온도에서 아무리 변형을 시켜도 기억시킨 온도가 되면 기억시킨 형상으로 돌아가는 특성을 지닌 금속이 있다. 바로 형상기억합금이다.
금속에 형상기억효과가 있다는 것은 1938년 미국 하버드대와 MIT 교수들에 의해 처음 규명되었지만, 실용적으로 이용할 만한 합금을 발견한 것은 1964년 미국 해군무기연구소였다. 연구원들은 미 해군 잠수함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즉각 보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새로운 잠수함 소재를 개발하던 중 니켈(Ni)-티타늄(Ti) 합금에서 우연히 형상기억효과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게 발견된 합금을 두 원소의 이름을 따서 '니티놀(NITINOL)'이라 명명하였다.
이후 형상기억효과를 나타내는 합금은 10종 이상 발견되었으나, 실용화된 것은 Ni-Ti계 와 Cu-Zn-Al계의 2종류이다. 이 중에서 Ni-Ti계가 가공성이 뛰어나고 형상복원능력이 뛰어나 현재 가장 많이 상용되고 있다.
<그림 1>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든 안경테

형상기억합금의 원리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합금을 구성하는 결정구조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보통의 금속재료는 가열하여 급랭하면 단단한 '마르텐사이트'라는 조직이 된다. 그런데 형상기억합금은 마르텐사이트 조직이 원래의 형상보다 훨씬 물러 외부의 힘에 쉽게 변형되지만 온도를 올리면 원래의 조직으로 돌아가면서 변형된 것이 모두 소실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형상기억합금이지만 현재는 매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형상기억합금 메모리 와이어를 사용한 여성용 브래지어가 대표적인데 이는 1986년 W사에 의해 상품화되어 보편화되었다. 브래지어에 사용되는 메모리 와이어는 피부에 닿으면 처음 모양으로 돌아오는 기능이 있으며 세탁 때마다 휘고 구부러져 망가지던 기존 합금 소재의 단점을 보완하였다. 보통 합금보다 10배 이상 큰 신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래 착용하거나 세탁 시에 와이어가 늘어나더라도 다시 36.5도의 피부표면과 접촉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그림2> Neck band에 형상기억합금을 채용한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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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안경테, 치아 교정용 와이어로도 형상기억합금이 사용되고 있으며, 일정한 온도를 기억시켜 그 온도에 원형으로 돌아오는 성질을 주어 자동차 외판재에 사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