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교란
현수교란 주탑(Tower) 및 앵커리지(Anchorage)로 주케이블(Main Cable)을 지지하고 이 케이블에 현수재(Suspender 또는 Hanger)를 매달아 보강형(Stiffening Girder)을 지지하는 교량형식을 말한다. 다시 말해 강도가 높은 가느다란 철사를 다발로 엮어 와이어로프라는 밧줄을 만들어, 두 기둥 사이에 빨랫줄처럼 적당히 늘어뜨린 후 여기에 다리를 매다는 구조이다.
현수교는 다리의 무게를 다리 아래의 기둥이 아닌 다리 위의 철 케이블로 지탱하는 방식으로 다리 중앙에 기둥이 없는 게 특징이다. 이런 점 때문에 현수교는 다리를 세우는 조건이 나쁠 때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다리가 세워지는 곳이 해협 등 수심이 깊거나, 바닥이 진흙으로 되어 지지하는 기둥을 세우기 어려울 때, 또 해류가 빠르거나, 지진의 위험이 있을 때 이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세계의 현수교
세계에서 가장 긴 경간(다리 기둥간의 거리)을 자랑하는 일본의 아카시대교(경간 1,991m)와 덴마크의 스토렙토 브리지(경간 1,600m)가 대표적인 현수교로 알려져 있으며 1933년 세워져 미국 샌프란시코의 대표적 명물이 된 금문교(Golden Gate Bridge)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수교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4,321톤의 와이어로프가 사용된 광안대교(경간 900m/총 길이 7,420m)와 300톤의 와이어로프가 사용된 남해대교, 영종대교가 있다.
<그림1> 세계 최대의 경간을 자랑하는 아카시대교(明石海峡大橋)와 1933년 세워진 금문교

와이어 로프의 대체 수요로 탄생한 현수교
현수교의 등장은 19세기 후반 로블링에 의해 완성되었다. 우연히 잡지를 읽다가 연철제 와이어를 꼬아 만든 로프가 나왔다는 기사를 접한 로블링은 연철제 와이어로프를 가지고 새로운 대체 수요를 개발하던 중 현수교 건설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 후 강철제 와이어로프와 평행선 케이블을 고안하는 등 그는 현수교의 기술 발전에 큰 공헌을 하게 된다.
특히 그의 최대 걸작품으로 손꼽히는 것은 뉴욕의 상징이 된 브룩클린교(Brooklyn Bridge) 건설(1883년)이다. 세계 최초로 비선형이론을 적용하여 교량의 중앙 경간을 500m로 늘린 브룩클린교는 19세기 토목공사의 경이적인 성과물이 되었다. 또한 1㎟ 당 112㎏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강철 와이어를 최초로 사용함으로써 1㎟ 당 70㎏ 밖에 견디지 못하던 연철제 와이어의 존재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기도 하였다.
<그림2 > 뉴욕의 상징이 된 브룩클린교

한편 브룩클린교는 염분에 의한 부식을 줄이기 위해 와이어의 한 가닥 한 가닥마다 모두 아연도금 처리를 했는데 이 도금 기법도 현수교의 표준이 되었다. 시공된 지 126년이 된 브룩클린교는 아직까지 뉴욕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아름다운 관광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 교량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 ‘Once upon a time in America’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와이어로프에서 로프심으로
이러한 현수교에 쓰이는 와이어로프는 최근 각종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철강 소재로 토목 및 건설, 각종 운송․운반 장비에 이르기까지 활용 범위가 매우 넓다. 와이어로프는 경강선재(탄소 함유량이 0.4% 이상인 탄소강 선재)를 열처리한 후 신선 등 냉간 가공하여 만든 경강선과 경강선에 아연을 도금한 아연도경강선을 소선으로 하여 1층 또는 여러 층을 꼬아서 스트랜드를 만들고, 이 스트랜드 6개를 다시 심강(코어)을 중심으로 꼬아서 만든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와이어로프 자체를 심으로 한 로프심을 쓴 것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