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등 재료 분야의 비파괴검사는 재료나 최종 제품의 원형과 기능에 변화를 주지 않고 이루어지는 것으로 재료의 표면 결함 유무와 상태 및 내부 구조 등을 알아내는 모든 기법을 일컬으며 과일의 그것보다 훨씬 다양한 기법이 개발되어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여름날 수박을 살 때 수박 장수에게 의례적으로 묻는 질문은 수박의 당도가 높냐이다. 과일이 잘 여물어 단맛이 나는지를 확인하려면 과일을 잘라서 숙성 정도를 살피든지 입으로 깨물어 맛을 봐야 했다. 하지만 과일에 손대지 않고 당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상용화되었는데 이를 비파괴식(非破壞式) 과일 당도측정 기술이라고 부른다.
'근적외선 분광법'으로 불리는 이 기술의 원리는 빨간색 빛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 빛을 과일에 쪼여주면 일부 빛은 과일 껍질에서 반사하고 일부 빛은 껍질을 통과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이는 빛의 종류에 따라 반사하고 투과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도가 높은 과일이 어떤 빛을 잘 흡수하고 반사하는지 기록해두었다가 검사용 과일의 당도와 숙성도를 기준이 되는 과일의 그것과 비교해서 측정하면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 당도를 측정할 수 있는 과일은 사과, 배, 복숭아, 귤 등이다. 근적외선 분광법의 농업 분야 적용은 1963년 미국에서 밀의 함수율 측정을 위해 처음 사용되었지만, 과일 당도측정에 이용된 것은 1989년 일본 미쓰이금속이 복숭아 당도측정을 위한 광센서 개발에 성공하면서 시작되었다. 미쓰이금속이 과일의 당도측정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소재에 대한 비파괴검사 기술이 오랫동안 연구되었기 때문이었다.
철강 등 재료 분야의 비파괴검사는 재료나 최종 제품의 원형과 기능에 변화를 주지 않고 이루어지는 것으로 재료의 표면 결함 유무와 상태 및 내부 구조 등을 알아내는 모든 기법을 일컬으며 과일의 그것보다 훨씬 다양한 기법이 개발되어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분탐상검사(Magnetic Particle Testing)의 경우, 소재에 전류를 흘려 자석의 성질을 갖게 한 후 소재 표면에 자석에 반응하는 가루자분를 뿌려서 자분의 분포로 결함을 검출하는 것으로, 표면에 흠이 있는 부위에서는 자기장의 변화로 인해 자분이 집중하는 것을 이용한 검사법이다. 하지만 300계 스테인리스와 같이 자석에 붙지 않는 소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양한 검사법이 개발되었는데 과일에 근적외선을 투사하는 것과 같이 재료에 방사선을 투과하는 방사선 비파괴검사, 시험체에 초음파를 전달하여 내부 구조를 살펴보는 초음파 비파괴검사, 전도체인 재료에서 발생하는 와전류를 이용하는 와전류(渦電流) 비파괴검사, 그리고 피사체로부터 복사되는 열에너지로 결함을 찾아내는 열화상(熱畵像) 비파괴검사 등이 있다.
다양한 비파괴검사법의 연구와 시행으로 우리는 재료에 대한 품질 평가와 함께 구조물 등의 수명 예측 등을 할 수가 있다. 과거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대형 참사들도 이러한 비파괴검사가 철저히 이루어졌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