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몇 장을 겹쳐놓고 철심을 박아 묶어주는 도구를 영어로는 '스테이플러(Stapler)’, 한자어로는 '지철기(紙綴器)'라고 부른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이 도구를 흔히 호치키스라고 부르는데 그 어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과거 일본에서 스테이플러가 들어왔을 때 제품 뒷면에 적힌 제조사의 이름이 호치키스였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고 스테이플러를 발명한 사람이 기관총 발명가인 벤자민 호치키스이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었으나 벤자민 호치키스는 스테이플러 발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몇 해 전 국립국어원은 스테이플어의 사전적 정의를 ‘ㄷ’자 모양으로 생긴 철사 침을 사용하여 서류 따위를 철하는 도구로 정하고 호치키스는 미국의 상표명에서 나온 말로 설명하면서 순우리말인 '찍개'로 순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초의 스테이플러는 누가 발명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역사적 기록을 살펴보면 현재의 스테이플러와 같은 용도로 18세기 프랑스 왕실에서 루이 15세를 위해 왕실 문양이 새겨진 제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19세기 종이 사용이 늘어나면서 오늘날의 스테이플러와 같은 기능을 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을 하게 된다. 1868년 미국에서는 알버트 클레츠커가 하나의 큰 철침을 사용하는 장치의 특허를 취득했다. 이 장치는 끝 부분이 자동으로 구부려지지 않아 손으로 구부려야만 했다.
1877년에 헨리 헤일은 철침을 종이에 삽입하여 한 번에 구부릴 수 있는 기계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였다. 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제품은 거둔 스테이플러 모델은 조지 맥길이 1879년부터 생산한 것이다. 기존 제품들은 철침을 한 번에 하나씩 삽입해야 했지만 이 기계는 철침이 종이에 삽입되는 동시에 철침의 끝이 구부러졌다. 이후 한 번에 복수의 철침을 장전하기 위한 제품 설계는 여러 형태로 개선되었다. 1930년대에는 제조사들이 접착된 스테이플의 연속 조각을 생산하였으며, 이 철침을 장전하기 쉽도록 해주었다.
일반적인 스테이플러의 철심은 연강 선재가 사용된다. 연강 선재는 스테이플러 철심 외에도 못, 철조망, 펜스 및 해저케이블 등에 사용되는데 국내 연강 선재 시장은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스테이플러가 연강 선재를 철심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외과 수술용으로도 스테이플러가 사용되는데 수술용 철침에는 인체에 해가 없는 STS 합금 등이 주로 사용된다. 수술용 스테이플러는 철침 소재뿐만 아니라 형태적으로도 일반적인 스테이플러와 다르게 받침대가 없다. 수술용 철침은 'M'자 형태로 미리 제작되어 있는데, 이것을 피부에 대고 스테이플러의 손잡이에 압력을 가하면 철침의 두 끝 부분이 거의 만나 직사각형을 이루게 된다
아예 철침이 없는 스테이플러도 있는데 일본에서 최초로 개발한 제품으로 5매에서 10매 정도의 구멍 뚫린 종이를 끼워 넣는 방식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출처: 스틸앤메탈뉴스 (2018.6.4) <생활 속의 철> 지면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