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는 한반도에 역대급 폭염이 지속되면서 7~8월 곳곳에서 변압기 고장으로 인한 정전 사고가 속출하였다. 변압기란 일정 크기의 교류 전압을 받아 전자 유도 작용에 의하여 다른 크기의 교류 전압으로 바꾸어, 이 전압을 부하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이런 변압기의 핵심 소재로 철강재 중 가장 고급 제품 중 하나인 방향성 전기강판이 사용된다. 변압기의 구조는 방향성 전기강판을 적층한 철심에 2개의 권선을 감은 형태로 되어 있으며, 1차 권선은 전원에 접속하고 2차 권선은 부하에 접속되어 있다.
변압기는 내부 구조, 상수, 용량, 냉각방식, 극성 등에 의하여 여러 가지로 분류 할 수 있다. 먼저, 변압기를 내부 구조를 기준으로 분류를 하게 되면 철심의 위치와 구조에 따라 내철형과 외철형, 권철심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상수에 의하여 단상 변압기와 3상 변압기로 분류된다. 일반인이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용량으로 변압기를 구분하면 소형변압기는 보통 용량이 1~5kVA, 중형 변압기는 75~500kVA, 대형 변압기는 500kVA 이상 제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름철에 변압기 사고가 많이 나는 것은 과부하로 인해 발생된 열이 적정수준 이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인데 변압기 사용시 발생하는 열을 냉각시키는 방식에 따라서 건식 자냉식, 건식 풍냉식, 유입 자냉식, 유입 풍냉식, 유입 수냉식, 송유 자냉식, 송유 풍냉식, 송유 수냉식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변압기에 사용되는 전기강판은 방향성 전기강판으로 특수한 공정을 거쳐 철판의 압연 방향을 일정한 방향으로 조정하여 자기적 특성을 대폭 향상시킨 제품이다. 물질의 원자는 (+), (-)의 자극(Magnetic Pole)을 가지고 있고, 같은 방향의 자극을 갖는 원자들의 집단을 자구(Domain)라고 지칭하는데, 전기에너지에 의해 자계(Magnetic Field)가 형성되면 자구벽이 이동하여 자성을 띄게 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반면에 모터 등 회전기기에는 결정이 방향성을 띄지 않고 불규칙(Random)하게 배열된 무방향성 전기강판이 사용된다.
전기강판은 일반강과는 다른 기능성 제품으로 철손(Core loss)와 자속밀도(Flux Density, Magnetic Induction) 등의 전기적 특성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인장강도나 경도 같은 기계적 특성이나 내식성 등의 화학적 특성은 타제품에 비해 중요도가 낮은 편이다.
여기서 철손은 자기의 통로로 작용하는 철심의 자화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기저항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의미한다. 그리고 자속밀도는 일정한 자화력(전기에너지)을 받을 때 발생하는 단위 면적당의 자력선의 수로, 쉽게 설명하면 같은 전기에너지를 가했을 때 얼마나 자기에너지(자력선의 수)를 나타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특성치이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위해 전력의 발전, 송배전에 사용되는 변압기 등에 대하여 다양한 에너지 효율 등급 규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급 방향성 전기강판은 우수한 자속밀도와 낮은 철손 등의 성능을 가지고 있어 변압기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출처: 스틸앤메탈뉴스 (2018.10.8) <생활 속의 철> 지면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