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 철강일반

시카고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조각 '클라우드 게이트'

2012.10.10 이종민 조회수 17,829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의 밀레니엄 공원에는 높이 10미터, 길이 20미터, 폭 13미터 크기의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 구름의 문)’라는 조형물이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이 작품의 무게는 무려 100톤이나 된다.

인도계 영국 조각가인 애니쉬 카푸어(Anish Kapoor)가 디자인한 클라우드 게이트는 작가의 상상력과 최첨단 기술 그리고 수많은 시간에 걸친 사람들의 수작업이 결합해낸 걸작이다. 시카고 시가 새로운 천 년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한 밀레니엄 공원의 조형물 디자인 공모전에 카푸어의 디자인이 선정되었을 때 어떤 이들은 이 조형물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카푸어는 액체 수은이 물방울처럼 맺힌 모습에 착안하여 작품을 디자인했는데, 중심에는 3.7미터 높이로 움푹 패인 공간이 있어 관람객이 조형물을 통과하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조형물을 만지고 통과할 수 있게 설계되었기에, 소재 특성상 계절에 따라 작품의 표면 온도가 달라져 여름철에는 관람객이 손을 델 수 있는 문제와 낙서, 새똥, 손자국 등으로 인한 작품의 청결 유지 방법 등이 논의되었다.

100톤이나 되는 대규모 조형물을 주물로 만들기는 어려워 168개의 스테인리스 스틸 철판을 이어 붙이는 식으로 제작이 이루어졌는데, 가장 큰 난제는 작가가 의도한 대로 스테인리스 철판조각 이음매를 어떻게 제거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작품에 서명과 제작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카푸어는 자신의 작품이 사람에 의해 창작된 작품이라기보다는 태초부터 존재하는 하나의 사물로 보이도록 철판 이음매를 없애주기를 원했다. 이에 제작진들은 끊임없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작업과 장기간의 수작업을 통해 설계자의 의도대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클라우드 게이트는 밀레니엄 파크가 개관하던 2004년 용접 자국이 그대로 보이는 채로 공개되었으나 2년간 인부들이 손으로 직접 이음매를 문질러 닦아 거울 같은 표면을 만들어낸 후 2006년 완벽한 형태로 정식 공개되었다. 이런 수작업 때문인지 원래 600만 달러로 책정된 작품 제작비는 최종적으로 2,300만 달러로 늘었으며 조각 아래 1.8미터 부분은 하루 두 번씩 수작업으로 닦고 전체 조각은 1년에 두 번 액체 세정제로 닦아 청결을 유지한다고 한다.

철판조각의 이음매를 완전히 없앴기 때문에 표면이 매끄러운 대형 거울과 같은 효과를 내는 클라우드 게이트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시카고 하늘과 마천루 등이 매번 다르게 작품에 투영되는 동시에 이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다른 형태로 일그러져 보여 흥미를 유발한다. 날씨 변화, 구름의 이동 및 관람객의 수에 따라 전혀 다른 색을 띠는 클라우드 게이트는 콩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빈(Bean)이라는 애칭으로 시카고 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