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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과 관련된 地名

2014.02.26 이종민 조회수 7,646

도로명 주소가 전면 시행된 지 이제 세 달째 접어들고 있다. 1918년 일제 강점기때 도입된 지번 주소의 문제점을 타파하고자 도입된 도로명 주소는 2011년 7월 행정고시를 거쳐 2014년 1월부터 전면적으로 시행이 되었지만 아직은 여러 잡음이 들리는 것 같다. 택배, 네비게이션 업체 등 주소를 기반으로 비즈니스가 발생되는 산업은 주소체계 변경에 대해 보다 민감할 것이고 특히 지난 설 연휴 때에는 익숙하지 않은 도로명 주소 사용으로 택배 등 배송이 지연된 바도 있다.

또한 어떤 이들은 원하지 않는 새로운 주소를 써야만 하는 것에 불만을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 삼성동은 새로운 도로명 주소에서는 ‘봉은사로’로 주소명이 변경되는데 이들 지역에 위치한 교회 등은 원하지 않아도 주소명에 사찰 이름이 들어갈 수 밖에 없고 높은 집값을 보이는 지역에 사는 이들은 지명에 대한 프리미엄이 사라진다는 불평이 나오기도 한다.

새로운 주소 체계 도입으로 아쉬운 점은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지명들이 갖고 있었던 역사, 문화적 자산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예컨대, 우리나라 지명 중에서 철과 관련된 지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강원도의 철원(鐵原)은 옛 이름이 ‘쇠벌’이라고 해서 ‘쇠가 나는 들(평원)’으로 알려져 있다. 경상남도 합천군 야로면(冶爐面)의 야로는 말 그대로 ‘철을 정련하는 로’를 지명화한 것이다. 이 지역은 가야시대부터 철을 생산하는 지역이었다. 경남 김해군 생림면 생철리(生鐵里) 역시 가야시대부터 철이 풍부한 철산지로 이름을 날리었다.

현재 선철(銑鐵)을 지칭하는 수철(水鐵)을 사용하는 지명도 많이 발견된다.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수철리’나 경상남도 산청군 금서면 ‘수철리’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철(鐵)을 지칭하는 ‘쇠’는 지방에 따라 세, 시, 소 등으로 불리어 졌으며 철이 풍부하거나 철을 생산하는 지역은 쇠말, 쇳골, 소내 등으로 불리었다. 이러한 지명은 후에 한자어로 금곡(金谷) 등의 표현으로 바뀌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金湖洞)의 옛 이름은 무수막인데 무수막, 무수골은 무쇠가 많이 나거나 무쇠를 다루는 대장간이 있던 곳을 의미한다. 실제로 금호동은 조선시대에 선철을 녹여 무쇠솥, 농기구 등을 주조해서 국가에 바치거나 시장에 내다 파는 사람들과 대장간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왕십리 배추장수와 함께 물쇠골 솥장수라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다른 지역 무수골의 경우 철과 관계없는 다른 어원설로 지명을 설명하기도 한다. 바로 근심이 없다는 의미로 무수(無愁)골을 설명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국의 많은 무수동, 무수골들이 이러한 근심이 없다는 뜻을 가진 곳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