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중에 ‘오타쿠’ 라는 단어가 있다. 원래 오타쿠는 상대방, 혹은 제 삼자의 집을 높여 부르는 말 '귀댁(お宅, おたく)'이라는 말로 전자상가인 아키하바라와 같은 곳에서 교류할 때, ‘귀댁(오타쿠)은 어떤 스피커를 사용하고 계십니까?’ 등의 회화를 한 데서 비롯한 것인데 초기에는 ‘애니메이션 등 특정 취미·사물에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다른 분야의 지식이 부족하고 사교성이 결여된 인물’이라는 부정적 뜻으로 쓰였으나 최근에는 취미 수준을 너머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긍정적 의미를 사용되는 것 같다.
이런 일본의 오타쿠 문화가 새로운 명물을 탄생시켰는데 바로 일본의 신흥 지구인 오다이바의 한 쇼핑몰에 위치한 높이 18미터의 건담 모형이다. 건담 플라모델(건프라)를 좋아하는 애호가뿐만 아니라, 국적을 떠나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관광 명소가 되고 있다.
2012년 4월에 쇼핑몰 앞에 설치된 건담 모형은 원래 건담 30주년 프로젝트로 2009년 여름 오다이바 시오제카 공원에 설치된 후 시즈오카로 한번 이동 후 오다이바로 돌아와 재설치 된 것이다. 총 길이 18m, 35톤 규모의 건담 모형은 건담 애니메이션 방송 30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도쿄시(市)의 ‘그린 도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모두가 즐거워하는 도시를 만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동경시는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이번 건담 프로젝트를 홍보에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2009년 10월 3일 브라질로 개최지가 결정되면서 올림픽 마스코트로 건담이 선정되는 기회는 일단 무산된 바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자유자재로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는 건담이지만 현실에서의 모형 제작은 그리 쉽지 않았다. 준비기간 2여 년, 실제 조립기간 5개월이 걸린 이번 프로젝트를 주관한 도쿄시와 완구회사 반다이남코 홀딩스는 애니메이션 상의 실물크기인 18m의 건담을 만들기 위해 금속, 물리, 화학 등 기초이론 전문가부터 건축, 토목 및 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총 동원하였다.
건담 모형에 외부 특수도장을 입히기 위해 신칸센 열차를 제작했던 업체를 찾아가기도 하였다. 화려한 미관의 건담 외부 소재로 FRP(유리강화섬유플라스틱)를 사용하여 부식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다.
건담 모형이 처음 제작된 2009년 10월에는 코베에서 와카마츠 공원에는 또 다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로봇인 철인 28호가 전시되기 시작하였다. 1995년 대지진의 아픔을 겪기도 했던 코베 지역은 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철인 28호의 원작자가 코베 출신이라는 점을 착안하여 관광활성화를 위한 홍보 목적으로 코베시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2006년부터 모형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총 1억3천5백만엔이 소요된 이 모형은 직립 시에는 18m 크기지만, 기마자세를 취하고 있어 실제 높이는 15.3m이고 중량은 50톤으로 건담보다 15톤 더 무겁다. 로봇 형상이 건담보다 볼륨감이 있기도 하지만, 철인이라는 특성상 FRP 같은 경량소재 대신 내후성 강판 등 철로만 모형을 제조하였기에 중량이 더 나가는 듯 하다.
일본의 두 로봇 프로젝트가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철강이라는 소재가 애니메이션과 결합되어 새로운 관광문화 상품으로 재탄생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