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 철강일반

[철이 미래다 - 포스코신문·포스코경영연구소 20주년 공동기획] 세상을 진화시키는 신제품… 그 속엔 ‘혁신 철강기술’이 있다

2014.10.23 유승록 조회수 6,345

배출권거래제 등 환경규제 강화

철강업계 혁신적 기술개발 매진

친환경 프로세스로 저코스트 실현


7. 세상을 바꿀 혁신 철강기술

철강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소재를 개발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이루어왔고, 그 성과가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상품에 녹아 있다. 이번 호에서는 철강산업의 혁신기술과 혁신제품을 중심으로 세계 철강기술 혁신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철강산업의 기술혁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한 소재로서의 철강은 앞으로도 그 중요성을 더해갈 것이다.




기술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0년 전 TV·냉장고·세탁기·자동차와 오늘의 그것들을 비교해보자. 기능적으로 얼마나 발전했으며, 모양도 얼마나 다양해졌는가. 냉장고 표면에 ‘앙드레 김’의 문양을 새겨 넣음으로써 가전제품은 백색가전에서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했을까. 표면이 미려한 강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매일 접하고 있는 대부분의 혁신제품 속에는 철강이 핵심 소재로 자리 잡고 있다. 최종제품의 기능과 모양의 변화만으로 기술변화를 인식하고 있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철강에 대해서는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철강산업에서 기술발전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초고층빌딩·고연비자동차·초대형선박·해양구조물 등이 가능했을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환경규제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권거래제도, 탄소세 부과 같은 제도가 속속 도입됨에 따라 모든 산업이 어떻게 하면 생산공정을 환경친화형으로 변모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산업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할당하고, 부족분을 시장에서 구매하도록 하는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기로 하였다. 배출량을 감축하지 않으면 비용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최근 황산화물(SOx)·질소산화물(NOx)·미세먼지 등에 대한 규제도 환경보호 차원에서 강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베이징 지역의 스모그 일수가 2013년에 무려 230일에 이르자 환경보호 설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인근 지역의 구형 철강설비 폐쇄 정책까지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친화형 철강산업으로의 변화가 절실한 이유다.

철강산업은 원료의 화학적 성분 구성, 고온과 고압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고유한 생산 방식으로 인해 환경규제에 매우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최근 철강산업계는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고 최소한의 에너지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철광석과 석탄의 원료공급 상황도 많이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덩어리 형태의 철광석이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만 남아 있다. 만약 이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덩어리로 만들지 않고 직접 사용할 수 있으면 그만큼 생산비용이 줄어들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도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철광석에서 철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환원제로서 코크스를 투입하게 되는데, 코크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격이 비싼 점결성 높은 유연탄을 사용해야 되고 제조공정도 추가로 필요하다. 석탄을 코크스로 만들지 않고 바로 사용하게 되면 그만큼 제조공정이 짧아지고 환경오염물질 배출도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 또한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일반석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앞으로 철강산업의 기술발전은 철강산업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근원적이고 불가피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유승록 수석연구원 <포스코경영연구소>





FINEX는 ‘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한다’는 철강산업의 일반적 패러다임을 바꾼 차세대 혁신 철강제조공법이다.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쇳물을 생산해 투자비와 연료 가공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경오염물질 발생량도 크게 낮췄다.


[혁신 철강기술]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저비용·친환경 기술력 배가

FINEX 공정 - 간소화·저가격 원료 사용… 비용절감·친환경적
수소환원제철법환원제로 - 석탄 대신 수소 사용해 오염물질 배출 차단
공정 직결·연속화 - CEM 등 프로세스 혁신, 박슬래브로 공정 에너지 소비 줄여

최근 개발하여 상용화되고 있는 FINEX 프로세스가 지금 단계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답이다. FINEX 프로세스는 기존 소결공정과 코크스 공정을 거치지 않고 가루 상태의 철광석과 값싼 석탄을 직접 투입하여 쇳물을 뽑아내는 혁신기술이다. 100년 역사의 용광로를 대체할 수도 있다. 공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투자비를 용광로 대비 10% 정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로 방식보다 SOx는 3%, NOx는 1%, 분진은 28%에 불과할 만큼 환경친화적인 설비다. 저가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원가도 대폭 낮출 수 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여 현재 연간 생산량 150만 톤의 FINEX가 2007년 가동을 시작하여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200만 톤의 설비가 추가로 가동되고 있다. 지금까지 용광로를 대체할 수 있는 많은 기술이 시도되었으나, FINEX와 같이 연간 20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신프로세스가 개발된 사례는 아직 없다. 현재로서는 용광로 프로세스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술이 바로 FINEX인 것이다.

환원제로서 석탄을 사용하지 않고 수소(H)를 사용하는 기술인 ‘수소환원제철법’도 연구단계에 있다. 일반적으로 철광석은 철 성분이 산소와 결합된 상태(산화철: Fe₂O₃, Fe₃O₄)로 존재하고 있는데, 산소를 떼어내기 위해서 환원제로 석탄(탄소 C)을 사용하게 되면 이산화탄소(CO₂)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환원제로 수소를 사용하게 되면 산소와 반응하여 물이 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고 철을 제조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다량의 수소를 어디에서 기술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얻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인데, 현재의 기술로는 원자력을 이용하는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

철강산업은 공정의 직결화와 연속화를 통해서도 친환경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용광로 혹은 FINEX 공정에서 추출된 철을 선철이라고 하는데, 이 선철은 아직까지 탄소 함유량이 높고 불순물을 함유하고 있어서 부러지기 쉬우며, 가공성이 취약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선철을 강도가 높고 가공성이 뛰어난 강으로 만들기 위한 공정이 제강공정이다. 제강공정은 제련공정과 주조공정으로 이뤄진다. 제련공정은 선철(전기로에서는 고철)을 제강로(전로)에 넣어 산소를 불어넣고 온도를 1500℃까지 올려 불순물을 제거하면서 필요한 원소성분을 첨가하는 공정이다. 제강공정을 거친 액체 상태의 철을 용강이라 하고, 이 용강을 일정 형태의 주형틀에 부어 굳혀서 중간소재인 슬래브나 블룸(혹은 빌릿)을 만들게 된다. 이를 연속주조공정이라 한다. 그리고 슬래브나 블룸을 다시 가열한 후 대형 롤로 압착하여 열연강판, 후판, 선재와 같은 제품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일반적인 공정을 더욱 직결화하고 연속화함으로써 사용되는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친환경 프로세스가 최근 개발되고 있다.

추가적인 가열온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중간소재인 슬래브를 최대한 얇게 만드는 방식의 ‘박(薄)슬래브 제조공법’이 대표적이다. 이 박슬래브 제조공법은 현재 미국 뉴코어(Nucor)사가 최초로 상업화에 성공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최근에는 박슬래브를 재가열하지 않고 직접 열연강판을 만드는 방식이 개발되고 있다. 포스코가 개발한 혁신기술인 ‘콤팩트 엔들리스 캐스트 롤링 밀(CEM; Compact Endless cast-rolling Mill)’이 바로 그것이다.

CEM 방식은 박슬래브를 연속 생산하고 바로 열간압연공정과 연결하여 열연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 프로세스를 이용하면 기존 공정에 비해 에너지 소비를 약 50%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슬래브 제조공정을 생략하고 직접 용강으로 열연강판을 만드는 방법도 개발되어 있는데 이를 ‘스트립 캐스팅(strip casting)’이라 한다. 포스코를 위시한 일부 철강사가 이미 개발하여 일부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열간압연공정과 냉연압연공정을 통합한 프로세스도 개발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에너지 소비와 투자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철강재는 더욱 가격 경쟁력 있는 소재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발전을 고려할 때 앞으로 철강산업은 CO₂·SOx·NOx·분진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저비용의 제품개발도 가능해져 철은 가장 값이 싸면서도 높은 기능성을 가진 소재로서 그 위상을 지속 유지해갈 것이다.





포스코는 르노차와 공동으로 신형 콘셉트카에 900TWIP강과 2000HPF강 등을 적용, 차체 무게를 130㎏ 줄여 리터당 100㎞의 연비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혁신 철강제품] 고성능 신소재로 ‘자동차·에너지 산업’ 이끈다

초고장력강판 - HPF방식 가공… 강도·연성 뛰어나 차체에 유용
TWIP강 - 일반강판 대비 강도 3~4배, 무게 30% 줄여 연비 개선
고망간강 - 저열팽창·절삭성 높여 라인파이프 등 극지방에 활용

철강업체들은 공정의 혁신을 통해 강도가 더욱 강하고 가공성이 뛰어난 철강재를 더욱 싼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자동차·에너지 등 수요산업의 발전단계를 고려하여 이보다 먼저 우수한 성능을 가진 혁신제품을 속속 개발함으로써 수요산업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철강재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산업은 친환경자동차 개발이 한창이다. 세계 각 지역에서 연비와 배기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경량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안전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자동차 무게를 가볍게 해서 엔진의 효율을 높여야만 연비가 개선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용 강판의 무게를 줄여야만 한다. 반면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 더 얇지만 강한 강판이 필요한 것이다. 이 외에 뛰어난 가공성도 보장되어야 한다. 사실 강도와 연성은 상호 모순적인 것이다. 강도를 높이면 연성이 떨어져 가공하기 어렵고, 연성이 높으면 가공하기는 좋으나 강도가 약하다. 철강사들 간에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강재를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재로선 철강제품의 가공방식을 바꾸어 초고장력강판을 만들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방식이 HPF(Hot Press Forming)다. 이 방식은 철강판을 성형성이 우수한 고온(900℃)에서 프레스 가공과 급속냉각을 병행함으로써 성형 전 약 500~800㎫에 불과하던 강도를 성형 후에는 1300~1600㎫의 초고강도 자동차 부품으로 제조하는 신가공기술이다. 당분간 자동차용 강재의 경우 이 기술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공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강도와 가공성을 가지고 있는 철강재가 개발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2010년 포스코가 개발한 TWIP(TWinning Induced Plasticity)강이다. 이 제품은 철에 망간·알루미늄 등을 섞어 만든 강판으로 일반 자동차강판보다 강도는 3~4배 높고, 무게는 30% 가볍다. 이미 이탈리아 피아트사가 생산하는 차에 범퍼로 공급된 바 있다. 그리고 르노차와 공동으로 신형 콘셉트카에 900TWIP강과 2000HPF강 등을 적용, 차체 무게를 130㎏ 줄여 리터당 100㎞의 연비를 달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향후에도 혁신 철강제품의 개발은 계속될 것이다. 전기자동차의 상용화에 대응하여 전기효율이 높은 혁신적인 전기강판이 개발 중에 있고, 강도를 더욱 높인 슈퍼메탈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혁신 철강제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고유가로 석유·가스 등 에너지 개발 경쟁이 가속되고 있다. 연근해 유전이 고갈되면서 심해유전 개발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셰일가스(shale gas)와 같은 비전통 에너지에 대한 개발 경쟁도 한창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개발을 위한 심해용 부유식 시추설비, 부유식 정제 및 저장설비, 운송설비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Offloading)는 부유식 원유 생산 및 저장설비를 말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상태로 원유를 생산하고 저장했다가 유조선 등의 운반선으로 저장한 기름을 건네주는 설비다. 이러한 설비를 해양플랜트라고 하는데, 한 예로 2010년 대우조선해양이 프랑스 석유화학회사인 토탈로부터 수주한 FPSO는 길이가 305m, 폭이 61m, 무게는 11만 톤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에너지용 강재는 심해나 극지의 환경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안전기준과 품질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러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철강제품은 극저온에서도 강도와 충격인성을 가지는 합금강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석유 및 가스 운송에 사용되는 라인파이프도 러시아 등과 같이 가혹한 환경에서 건설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강재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항복강도 65~70ksi를 주로 사용하였으나 현재 X120~X150과 같이 강도가 2배 이상 향상된 제품이 상용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개발된 고(高)망간강(high Mn steel)은 망간 함유량을 25%로 늘려 저열팽창·절삭성·가공성을 높인 첨단제품으로 기존 LNG탱크의 저장능력을 20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이 철강산업에서는 혁신적인 철강제품이 친환경적인 생산과정을 통해서 낮은 가격에 생산됨으로써 앞으로도 핵심소재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다. 자동차·조선·에너지 산업의 발전도 이러한 철강 소재의 혁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향후에도 수요산업과 철강산업 간 협력으로 공동발전의 패러다임은 지속될 것이다.



해양플랜트에 사용되는 에너지용 강재는 심해나 극지의 환경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안전기준과 품질이 까다롭다.

게재지: 포스코신문<원문 보기>